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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스나이퍼 sniper] 36. 지역소주, 지역민이 소비해야

홍경석 / 수필가 & 칼럼니스트

입력 2019-04-12 00:00   수정 2019-04-12 00:00

모 정부기관의 블로그(국민) 기자 공모의 서류심사에 합격했다. 어제는 그 기관에서 중차대한 면접심사가 있어 상경했다. 탑승한 KTX에서의 예감은 그러나 당연한 '최종합격'이란 느낌으로 다가왔다.

사람은 생각만큼 성장하는 존재라고 했으니 이 또한 믿고 볼 일 아닐까? 이윽고 도착한 정부기관. 면접장에 들어선, 필자를 포함한 네 명의 응시자에게 면접관은 "최종합격의 여부와는 별도로 오늘 이 자리에 오신 분들은 전국각지서 응모한 치열한 서류심사에서 합격하신 것만으로도 충분히 대단한 분들입니다!"라는 칭찬부터 앞세웠다.

필자의 차례가 되었기에 특유의 논리정연하고 설득력 있는 언변과 함께 "블로그 기자로 뽑아주시면 누구보다 열심히 하여 반드시 1등 하겠습니다!"라는 남다른 자신감까지 과시했다. 미소를 짓는 면접관 세 명의 모습에서 합격은 따 놓은 당상으로 보였다.

함께 면접을 치른 사람 중에는 오래 전 모 언론사에서 시민기자로 같이 일한 분도 계셔서 반가웠다. "모처럼 뵈었으니 술 한 잔 하셔야죠? 마침맞게 제가 올 1월에 외손녀를 봤답니다. 면접을 잘 치렀고 기분도 좋으니 오늘은 제가 사겠습니다."

서울역 옆의 횟집으로 들어가 모듬회와 소주를 주문했다. 소주는 당연히 특정회사의 소주가 상에 올랐다. 평소 마시는 우리 지역의 '이제우린' 소주가 없었기에 서운했지만 하는 수 없었다. 서울은 대전충남권의 '소주권역'이 아니니까.

아무튼 대낮부터 그 식당에서 소주를 네 병이나 마시고 일어나니 서울역의 간판마저 덩달아 흔들거렸다. 정신을 수습하여 대전행 열차표를 구입하고 서울역 플랫폼으로 내려갔다. 승차한 KTX의 좌석에는 당연히 월간지 ktx 매거진이 놓여있었다.

술김에도 그 잡지에 눈이 가기에 손에 침을 묻혀가며 책갈피를 넘겼다. 그러자 P.64~66의 중간에는 [2019, 2020 한국인이 꼭! 가 봐야 할 한국관광 100선]이 지도와 함께 그림의 형태로 구성돼 있었다.



그렇다면 어디부터 봐야 정답일까? 당연히 '대전광역시'가 필자의 관심권으로 단박 다가왔다. 거기엔 유일무이 '계족산 황톳길'만이 수록돼 있었다. 순간 죽마고우를 만난 듯 반가웠다.

그도 그럴 것이 필자가 늘 즐겨 마시는 술이 바로 (주)맥키스컴퍼니(구, 선양주조)의 '이제우린' 소주인 때문이었다. 4월 3일자 동아일보엔 다음과 같은 기사가 게재되어 눈길을 끌었다.

= [맥키스컴퍼니 "회사 매각 악성루머 제보자에 포상금"] = 내용은 "충청권 향토 소주기업 맥키스컴퍼니(회장 조웅래)의 마케팅 직원인 이장석 씨(32)는 1일 저녁 대전 유성구 봉명동의 한 식당에서 고객으로부터 황당한 소리를 들었다.

자신이 다니는 회사가 일본 회사에 매각됐다는 근거 없는 소문이었다. 10년 전에도 비슷한 악성 루머로 회사가 어려움에 처했던 적이 있었고, 최근에도 이런 소문이 나돌고 있다는 얘긴 들었지만 막상 자신이 내민 자사 소주를 보고 손사래를 치는 고객을 보고 가슴이 미어졌다.

"한국관광공사가 '꼭 가봐야 할 대한민국 100선'으로 선정한 대전 계족산에 황토를 깔고 숲속 음악회를 준비하는 데 온 힘을 쏟았습니다. 이제 뼛속까지 대전에 대한 자부심으로 차 있는데 일본 회사에 매각됐다니 어이가 없습니다."

맥키스컴퍼니는 최근 몇 년 동안 충청권에서 퍼져 온 악성 루머의 진원지를 찾기 위해 5000만 원의 포상금을 내걸었다. 맥키스컴퍼니 김규식 부사장은 "회사는 창사 이래 단 한 차례도 외국자본이 유입된 적이 없고 회사를 매각할 의도조차 갖고 있지 않았다"면서 "가짜뉴스의 진원지를 찾기 위해 시민들의 제보를 기다린다"고 말했다.

맥키스컴퍼니는 2010년 온라인 악성 게시물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적이 있다. 김 부사장은 "전국적으로 소주업계의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대전 세종 충남권의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려는 계획적이고 치밀한 루머 생산이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맥키스컴퍼니는 2006년 대전 계족산 숲에 14.5km 길이의 황톳길을 조성한 뒤 매년 황토 2000여 t(10억 원 상당)을 교체해 보완하고 연간 50여 회의 숲속 음악회를 열어 연간 100만 명이 찾는 전국적인 걷기 명소로 키워왔다. 또 찾아가는 음악회와 맨발축제, 맨몸마라톤 대회를 개최하는 등 지역 공헌 활동도 펼쳐오고 있다"였다.

맞는 말이다. 매년 10억 원씩이나 들여서 계족산을 전국적 명성의 브랜드로 키웠고, 숲속 음악회(하절기엔 지하상가와 지하철 특설무대로 이어진다)를 여는가 하면, 맨발축제에 이르기까지...

이러한 행사를 치르자면 당연히 많은 돈과 정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그래서 말인데 세상에 어떤 주류회사가 이처럼 우리 지역에 남다른 공헌을 하고 있단 말인가!

참고로 ['이제우린'은 1973년 공주 중동소재의 '금강 소주'를 주축으로 충청도 일원 33개 소주 회사가 모여 '금관주조 주식회사'를 설립하면서 시작된 맥키스컴퍼니(구 선양주조주식회사)의 제품이다. 청정지역 92m 지하 암반수를 사용하며, 순산소가 함유된 희석식 소주의 제조방법으로 특허를 받았다.

이 공법을 사용함으로써 일반 소주보다 높은 산소 함유량 때문에 숙취 해소가 빠르다고 한다. 이전에는 'O2린 (오투린)'이라 불렸지만, 2018년 11월에 '이제우린'이라고 리뉴얼돼 출시됐다.](2019년 1월 21일자 조선일보 '소주도 지역별로 가지각색, 전국 지역별 소주'에서 발췌)

결론적으로 지역소주는 우리 지역민이 솔선수범하여 소비해야 옳다. 그래야 상생하며 맥키스컴퍼니 또한 지속적인 사회공헌에 앞장설 수 있다. 아울러 말도 안 되는 악성 루머의 근치(根治)에 우리 모두가 적극 나서야 한다.

홍경석 / 수필가 & 칼럼니스트

홍경석 작가-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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