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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스나이퍼 sniper] 37. 개갈 나는 대전 만들어야

입력 2019-04-13 00:00   수정 2019-04-13 00:00

관사
지난 4월 6일 대흥동 관사촌이 개관되었다. 이름하여 '테미오래'다. 이는 지역의 옛 명칭인 '테미'로 '오라'는 뜻과 더불어 관사촌의 오랜 역사라는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이곳은 옛 충청남도 도지사 공관과 관사 건물들이 밀집되어 있는 곳이다. 전국에서 유일한 관사촌으로, 충청남도청의 이전 후 대전시가 매입하였다. 그리곤 시민을 위한 문화예술 힐링공간으로 조성하였다.

따라서 '테미오래'는 근대와 현대의 건축양식이 어우러진 실내와, 노송이 굽이굽이 뻗은 정원까지 아름다운 그야말로 명불허전의 아름다운 도심 속 쉼터인 곳이다. 대전광역시 중구 보문로 205번길 13일원(대흥동)에 위치한 이 관사촌은 총사업비가 120억 원에 사업기간은 2016~2018년까지 약 3년간 소요된 어떤 역작(力作)이다.

건물의 주요 내용은 전시실과 세미나실, 아카이브실과 문화정원까지 어우러진 도지사공관을 필두로 관사 1,2,5,6호(근대건축전시관,도서관,시민.작가 공방 등)가 뒤를 잇는다. 지원센터와 아트숍, 마을사랑방 등을 포용한 관사 3호 역시 눈요기로도 그만이었다.

관사 7~10호는 지역과 해외작가 레지던스(residence)와 청년 공유공간으로 조성되어 앞으로 불꽃처럼 활발한 젊은이들의 창작활동까지 매우 기대되는 기시감(旣視感)으로 다가왔다. 이번에는 충청남도지사 공관 및 관사촌의 유래와 의미를 톺아본다.

이곳은 지난 1932년에 조성되어 2013년 충남도청이 이전할 때까지 도지사 및 국장급 이상의 고위 관료들이 사용했던 관사들이 하나의 촌락을 형성한 데서 기인(起因)한다. 또한 도지사공관은 6.25한국전쟁 당시 이승만 대통령의 임시거처로 사용되었다.

뿐만 아니라 UN군 참전을 공식적으로 요청했던 곳이자 주한미군 지위에 관한 불평등 조약(대전협정)까지 조인된 그야말로 '역사적 자리'이기도 했다.



건물의 외벽은 붉은색 벽돌과 기와로 마감되었으며, 대지를 따라 낮고 길게 늘어선 건물 배치, 경사의 지붕, 단순한 장식 등은 마치 미국 근대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R. Wright)의 로비하우스를 연상케 한다.

내부에 들어서서 살펴보면 도지사공관과 1,2호 관사의 경우 두 개의 현관으로 나뉘어져 있다. 그리고 진입하는 내부 공간이 중복도를 가운데 두고 서쪽에는 접객공간, 동쪽에는 가족공간으로 구분되어 있다.

이를 보자면 퇴근해서도 언제든 접객을 할 수 있도록 용의주도하게 설계한 건물이었음을 간파할 수 있었다. 도지사를 과거엔 도백(道伯) 혹은 관찰사(觀察使)라고 불렀다. 조선시대의 관찰사는 임금이 각도에 파견하는 지방행정의 최고 책임자였다.

그 지방의 경찰권,사법권,징세권 따위의 행정상 절대적인 권한을 가진 종이품 벼슬이기도 했다. 그처럼 막강한 위력을 가진 도지사였다지만 그도 업무를 마치고 퇴근해서 도지사 공관에 들어설 때의 기분은 과연 어떠했을까.

아마도, 아니 필시 오늘도 위민행정(爲民行政) 달성을 위해 분골쇄신(粉骨碎身)했음을 자위하면서 내일은 더 열심히 하겠노라며 마음에 다짐의 자물쇠를 잠그지 않았을까 생각되었다.

올해부터 시작된 '대전방문의 해'를 맞아 시의적절하게 일반에게도 공개된 '테미오래'는 대전방문객의 급증과 아울러 관광객, 학생들의 견학 내지 소풍과 교육적 자료로서도 크게 일익을 담당할 것으로 보였다.

충청남도 도지사공관 및 관사촌은 우리 대전에 남겨진 실로 소중한 문화자원이다. 그러므로 앞으로 '테미오래'의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원도심을 활성화시켜 테미오래를 대전의 랜드마크로 육성하는데 있어서도 가일층 노력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테미오래'의 관람시간은 3월~11월까지는 10시~17시까지다. 12월~2월까지는 10시~14시까지 단축되며 매주 월요일과 1월1일, 설날과 추석당일은 휴관한다. 대흥동 관사촌이 개관되던 같은 날짜의 중앙일보 [중앙선데이]에는 '이택희의 맛따라기-별난 대전 음식 5선'이 게재되었다.

=" 대전 사람에게 그곳 대표 음식이나 맛집을 물으면 "모르겠다"라거나 "없다"는 대답이 많다. 50대 초반의 대전 붙박이 한 사람은 "대전 음식은 꼭 대전 맛이다. 뭐라고 얘기하기 어려운 맛이다. 이것저것 많은데 꼭 찍어 말할 게 없다. 여기 말로 개갈 안 난다고 한다"고 했다. '개갈 안 난다'는 말은 일의 형세가 마뜩잖을 때 쓰는 충남 방언이다.(...)" =

그러면서 석이전복백숙과 평양숨두부집, 논두렁 추어칼국수와 소나무집오징어찌개, 맑은골호박꼬지 등 다섯 곳의 맛집을 소개했다. 여기서 필자는 이 기사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을 '개갈 안 난다'로 보았다.

사람의 입맛은 성격처럼 십인십색이다. 어제도 필자는 오징어두부두루치기에 소주를 먹었다. 그날의 중앙일보 기사에선 외면(?)하였지만 알고 보면 대전엔 맛집 또한 화수분처럼 많다. 이를 대전방문의 해와 결부시키는 절묘한 마케팅이 필요하다.

그야말로 "개갈 나는 대전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전은 연매출(年賣出) 500억을 자랑하는 성심당만 유명한 게 아니다.

홍경석 / 수필가 & 칼럼니스트

홍경석 작가-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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