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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홍역으로 '홍역 앓다'

입력 2019-04-14 11:47   수정 2019-04-14 15:29
신문게재 2019-04-15 22면

이상문기자
이상문 행정과학부 기자
'홍역을 앓다(치르다)'는 말은 기자가 기사를 쓸 때 가끔 씩 쓰는 표현이다. 사람들도 '몹시 애를 먹거나 어려운 일을 겪다'라는 뜻으로 관용어처럼 쓴다.

과거 홍역은 콜레라·천연두와 함께 많은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한 무서운 질병이었다. 홍역은 일생에 한번은 치러야 하는 병이라 해서 '제구실'이라 부르기도 했다. 홍역을 앓고 나야 사람 구실을 제대로 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과거 홍역으로 인한 유아 사망률이 40%에 육박하다 보니 호적에 올리는 출생 신고도 홍역을 앓고 난 이후로 미루는 경우가 많았다.

대전시가 전염병 관리에 허점을 드러내며 때아닌 '홍역'을 앓고 있다. 초기 대응이 허술했기 때문이다.

최초 확진자인 생후 7개월 된 아이가 홍역 확진을 받은 날은 지난달 28일이다. 하지만, 대전시는 이보다 8일이 늦은 지난 5일에서야 사태 파악에 들어갔다. 지난 5일 대전 유성에 거주하는 2번째 환자가 보고되고 나서야 접촉자 파악에 나섰다. 현 감염병 관리 매뉴얼 상 환자 관리는 주소지 관할 지자체가 한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같은 병원에 입원했거나 외래 진료를 받았던 생후 6개월부터 3살까지 10명의 영유아들이 홍역에 집단 감염됐다. 확진자가 5명이라고 시가 발표할 당시 접촉자를 170여명 남짓으로 파악한 것을 두고도 질타를 받았다. 규모가 큰 소아병원으로 하루 출입만 만 여명이 넘는다. 최초 확진자 접촉자도 파악 안 됐다. 주소가 공주라는 이유였다. 대전시 선제적 대응이 아쉽다. 질병 관리 시스템의 허점을 그대로 보여주는 부분이다.

우리나라 홍역 백신 접종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어서 발병률이 극히 낮아 심각하게 인식하지 않은 것은 아닐까. 전염병은 단순히 사람이 죽고 사는 문제만은 아니다. 전염이 되면 가족까지 고통받고 주변 사회에도 영향을 준다. 어느덧 환자는 계속 늘어 13명이 됐다. 이 사이 영유아를 둔 부모들은 불안과 불편을 겪고 있다. 해당 병원을 다녔다는 이유로 주변에서 격리가 되고, 다른 사람들은 혹시나 내 아이가 전염되지 않을까 고민을 한다. 홍역은 발병률이 낮지만, 급성 발진성 바이러스 질환으로 확산 속도가 빠르다.

대전시는 이번을 계기로 질병 관리 시스템을 다시 한번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앞으로 '홍역' 이외에도 다른 질병들이 확산될 수 있다. 지난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사태 당시 우왕좌왕했던 경험도 있다. 의료기관 내 감염 차단과 환자 보호·격리에 빈틈이 있어서는 안 된다. 2차 감염 차단이 질병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대전의료원의 필요성도 다시 한번 확인됐다. 체계적인 질병 관리를 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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