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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천생연분’을 관람하고

모든 관객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오페라

입력 2019-04-17 10:10   수정 2019-04-17 14:00

공해미사진
만개한 벚꽃이 그 마지막 아름다움을 뽐내며 시리도록 고운 꽃비를 내리던 지난 11일, 충남대학교 정심화국제문화회관에서는 꽃비와 너무도 잘 어울리는 청춘남녀의 사랑을 노래한 창작 오페라의 하이라이트 무대가 올려졌다.

<CNU 창작 오페라 중점 사업단>에서 야심차게 선택한 첫 창작 오페라 '천생연분'이 그 주인공이다. 이 오페라는 작곡가 임준희 선생님의 작품으로 특이하게 2006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첫 선을 보이고 국내로 들어온 작품이다. 보통은 국내에서 초연을 하고 외국으로 수출되는 것이 일반적인 수순이지만 '천생연분'은 당시 국립 오페라단 정은숙 예술감독의 "한국오페라의 세계화"라는 목적 아래 선명한 한국적 색채를 가지고 탄생하고 독일에서 초연되었다.

이 작품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오영진의 <맹진사댁 경사>를 원작으로 하여 오페라 대본으로 새롭게 각색된 것으로, 한국 고유의 해학과 풍자와 함께 인간과 여성의 독립 의지를 담고 있다. 줄거리는 이렇다. 명망 높은 김 판서 댁 고명딸과 자신의 청나라 유학파 아들을 혼인 시키고 싶은 맹 진사는 부모들이 정해준 대로 혼인을 하여 살라고 한다. 하지만 두 젊은이는 얼굴 한 번 보지 못한 정혼자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자신들이 직접 확인하기 위해 몸종들과 신분을 바꿔 만난 자리에서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신분이 다른 것으로 알고 있는 주인공들은 사랑을 찾아 청나라로 떠나겠다고 가출을 하고 이들을 붙잡으러 온 아버지들이 자식들을 찾으며 신분에 대한 오해는 해소되고 축복 속에 혼례를 올리며 막을 내린다.

이번 오페라는 하이라이트 부분들을 발췌하여 한 시간여라는 짧은 시간 안에 극을 최대한 즐길 수 있도록 하였고 연극배우들을 영입하여 자칫 놓칠 수 있는 부분들을 보완하여 극의 몰입도를 최대화 하였다. 윤상호 연출가의 섬세한 연출은 무대 전반에 걸쳐 시각을 통해 한국적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게 하였고 김석구 지휘자가 이끄는 오푸스 앙상블 오케스트라는 귀를 통해 한국적 색채를 물들여 주었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공연 전 작곡가와의 실제 만남을 통하여 곡에 대한 이해도와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한 세미나가 있었다는 점이다. 우리가 공연장을 찾아 가면서도 어떤 의도를 가지고 곡을 만들었는지, 그리고 작곡가의 작품 세계관은 어떠한지에 대해 어렴풋한 이미지만 가지고 있을 뿐이었는데, 이러한 시도는 창작품 연주에 있어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해준 것이라 평가할 수 있다.

총 6년에 걸친 장기 프로젝트로 우리나라 창작 오페라의 활성화와 글로벌한 경쟁력을 갖춘 문화 아이콘으로 확립시키겠다는 이념으로 출범한 <CNU 창작 오페라 중점 사업단>, 고운 꽃비가 내린 꽃길만 걷기를 진심으로 바래본다. 공해미(대전오라토리오 합창단 발성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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