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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노래] 이문세의 '가로수 그늘아래 서면'

입력 2019-04-22 10:34   수정 2019-04-22 17:52

라일락
찬란한 봄이 절정을 맞고 있다. 밖을 나가보면 온통 꽃 천지다. 계절의 변화는 이래서 우리에게 축복이다. 1년 내내 겨울, 1년 내내 여름. 얼마나 지루할까. 담장 밑. 추녀 밑은 민들레, 제비꽃이 어우러져 색의 조화가 감동적이다. 백목련이 지니 자목련이 뒤를 이었다. 야산에 가보라. 눈부시게 하얀 싸리꽃이 탐스럽게 피었다. 진분홍 철쭉도 피기 시작한다. 소박한 산벚꽃도 지나는 이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도로의 울타리 쥐똥나무꽃도 필 것이다. 그 향기가 얼마나 달콤한지 알까. 얼핏보면 꽃으로 안 보이는데 벌들이 달라붙어 윙윙거려 비로소 아, 꽃이구나 알게된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라일락꽃의 향기다. 옅은 보라색을 띤 라일락꽃의 향기를 맡으면 현기증이 날 것 같다. 인공적인 향수는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그윽한 향기. 자연의 선물이다.



대학 4학년 올라가자 마자 휴학을 했다. 몸도 아프고 또 학교 다니기 싫어서 핑곗김에 쉬기로 했다. 병원에 입원해서 치료 받고 나온 때가 4월말이었다. 거리 상가에서 크게 튼 음악은 온통 이문세의 '가로수 그늘아래 서면'이었다. 병원에 있다 갑자기 나온 세상은 찬란한 봄 햇살과 이 노래로 난 어안이 벙벙할 정도였다. 내 몸과 정신과 세상은 불협화음으로 난 외계에서 온 외계인 같았다. 엄마랑 시골 집으로 보따리를 들고 '낙향'하는 무국적자 신세. 상가 앰프에서는 '가로수 그늘아래 서면'이 끝없이 흘러나오고, 무심한 봄은 나와는 별개였다. '라일락 꽃향기 맡으면 잊을 수 없는 기억에 햇살 가득 눈부신 슬픔 안고 버스 창가에 기대 우네~.'

이맘 때만 되면 대학 시절의 세상과 불화한 내가 떠오른다. 어디에도 마음 둘 곳 없어 불안한 청춘의 한 시절.
우난순 기자 rain4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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