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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과 내일] 나는 왜 딸에게 자전거를 권하지 않을까

이재영 대전세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입력 2019-04-28 11:01   수정 2019-04-29 09:10
신문게재 2019-04-29 23면

이재영 대전세종연구원 도시기반연구실장
이재영 대전세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환경연구자 존 라이언은 '지구를 살리는 7가지 불가사의한 물건들'이란 책에서 자전거를 첫 번째로 지목했다. 우리가 사용하는 교통수단 중에서 에너지를 가장 적게 소모하기 때문이다. 자전거로 1㎞를 이동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는 약 18㎉다. 동일조건에서 자동차는 자전거의 85배, 심지어 걷는 것도 4배의 에너지가 더 쓰인다. 뿐만 아니라 공간은 자동차의 1/20이면 충분해서 주차는 물론 교통혼잡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 외에도 자전거를 타야 하는 이유는 수십 가지가 넘는다. 지자체가 자전거 활성화에 힘쓰는 배경일 것이다.

대전시도 1998년부터 자전거 이용 활성화 계획을 수립하고 여러 가지로 노력해 왔다. 그러나 결과는 모두가 느끼는 그대로다. 오히려, 자전거분담률은 2007년 2.6%에서 2016년 2.4%로 감소했다.

자전거를 타보면, 타고 싶은 이유보다 탈 수 없는 이유가 차고 넘친다. 한마디로, 위험하고 불편하다. 그렇다면, 왜 위험하고 불편할까? 자전거가 교통수단으로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크게 2가지다.

우선, 불안전한 법 제도로 인해 양산되는 문제다. 도로교통법상 자전거는 차에 해당한다. 그런데 자전거도로의 84%는 보행자겸용도로다. 차인데 보행자와 함께 이용 해야 하는 것이다. 당연히 서로 불편하다. 여기에, 자전거는 차에 해당하므로 보행자보호의무까지 있다. 사고 시 불리하다는 얘기다. 보도 위에 자전거도로가 있는 탓에 도로도 온전하지 못하다. 조금만 가다 보면 끊기고 불쑥 튀어나오는 자동차에 당황하기 마련이다. 대전의 경우, 평균적으로 자전거도로 1㎞당 11.5개의 단절지점이 발생한다. 대략 22초마다 한 번씩 장애물을 만나는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숙달된 자전거이용자는 차도로 내려온다. 그러나 사실상 불법이다. 도로교통법상 자전거도로가 있으면 자전거도로를 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도로에 버스전용차로라도 있으면 자전거는 도로 한가운데를 주행해야 한다. 자전거 역시 버스전용차로에 들어갈 수 없다.

두 번째는 자동차 중심의 교통운영과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교차로에서 차량 직진 신호 시 연동되는 횡단보도의 녹색등은 언제나 차량 신호보다 빨리 끊긴다. 열심히 페달을 밟아도 신호등에서 번번이 멈춰서야 한다.

차량 중심 교통운영의 중심에 사람이 있다. 자전거를 타지 않는 이유로 기후나 경사도, 샤워실을 얘기하는 사람이 있다. 거의 자전거를 타지 않고 관련 자료도 보지 않는 사람이라고 보면 맞다. 자전거정책이 언어의 성찬에 그치는 이유이자 변죽만 울리는 배경이기도 하다. 자전거사고만 하더라도 시민의식과 헬멧착용을 강조하기 전에 자동차속도를 적극적으로 낮추고 도로 기하 구조를 개선해야 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번에 제4차 대전시 자전거 이용 활성화 계획이 수립됐다.

다행스럽게도 자전거이용자들의 기대도 크고 대전시의 의지도 예전과 다른 것 같다. 법적인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계획이 착실하게 이행돼 머지않아 내 아이에게도 자전거를 타고 학교에 가라고 얘기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희망해 본다. /
이재영 대전세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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