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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지금이 국회의원 수 늘리기 주장할 때인가

이승규 기자

이승규 기자

  • 승인 2019-05-08 16:07

신문게재 2019-05-09 23면

국민 사이에서 국회에 대한 불신이 왜 만연한지 정치권만 모르고 있는 듯하다. 여야 4당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한 선거제 개편안 등을 두고 한쪽에서는 장외투쟁을 선언하고 바깥으로만 나도는 등 국회 기능이 마비된 상황이지만 다른 쪽에서는 마침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국회의원 정수 확대 필요성을 내놓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역시 잿밥에는 눈치 살필 겨를도 없는 모양이다.

여야 4당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한 선거제 개편안은 지역구의석이 253에서 225석으로 줄어든다. 대신 비례대표가 47석에서 75석으로 늘어난다. 이는 현재 300석인 국회의원 수는 그대로 두고 선거제를 개편하라는 엄중한 국민의 바람 때문이다. 그런데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국회의원 정수 문제를 여기저기서 들고나오는 모양새다. 300명이란 국회의원 수는 너무 적다는 논리다. 여기에 줄어드는 지역구 의석문제도 드러내놓지는 않았지만 내심 깔렸다.



이번 선거제 개혁안의 핵심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이다. 여야 정치권의 셈법이 달라 그야말로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지만 중요한 것은 유권자인 국민이 이를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국민은 알 필요도 없다고 하는 정치권 인사도 있다. 하지만 국회의 볼썽사나운 모습에 지친 국민은 300명인 지금의 국회의원 수도 많다는 것이다. 국회 무용론마저 나오는 상황에 정수 확대를 위한 꼼수 부리는 선거제 개혁안은 안 될 말이다. 인구 5000만 명에 국회의원 300명이 적다면 인구 13억 명에 의원 수 535명은 뭐로 설명할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세비동결을 전제로 국회의원 수를 늘리겠다는 정치권의 발상은 나가도 너무 나갔다. 한 푼의 세비도 아까워하고 있는 국민의 소리는 정녕 안 들리는지, 아니면 애써 외면하는 것인지 되돌아보길 바란다. 그리고 지금은 헛도는 국회를 바로잡아 민생을 챙기는 게 우선이다. 잿밥에 관심 둘 때가 아니란 사실을 새겨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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