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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칼럼] 탄도탄 방어 ? 총알로 총알 맞추기는 가능할까?

입력 2019-05-15 21:41   수정 2019-05-16 16:19
신문게재 2019-05-17 22면

[사진]기무현 수석연구원
80년대에 미국 레이건 행정부는 전략방위구상(SDI)을 발표했다. 구상 중 핵심은 당시 소련의 대륙간탄도탄(ICBM)을 우주공간에서 요격하는 것이었는데, 이 구상이 터무니없고 비용만 많이 든다고 생각한 일부 전문가들은 비판하는 의미로 이 구상을 공상과학영화 같은 것이라며 '스타워즈'라고 불렀다. 그러나 이로 인해 도리어 대중에게 크게 주목을 받게 됐다. 결국 이 전략방위구상은 개발과 구축에 소요되는 막대한 비용에 대한 논란, 구 소련 몰락에 따른 국제정세 변화 그리고 걸프전 때 새로이 대두된 전술탄도탄 위협 등에 따라 폐기되었고, 여러 과정을 거쳐 현재의 미사일 방어(MD)개념으로 수정됐다.

때때로 탄도탄을 요격하는 것은 총알로 총알을 맞추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이는 탄도탄을 요격하는 것이 그만큼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실제로 총알을 총알로 맞추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총알을 맞추려면 우선 고속으로 날아오는 총알을 정확하게 보고 아주 정교한 타이밍에 사격해야 한다. 그런데 육안으로는 물론 총알을 볼 수도 없을 뿐더러 인간의 능력으로는 짧은 시간에 정확한 사격 타이밍을 잡을 수 없다. 아무리 정확하게 보고 정교한 타이밍에 사격을 했더라도 발사과정에서 미세한 진동이나 충격 그리고 총알이 날아가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바람이나 미세한 공기밀도의 변화 등에도 영향을 받는다. 그러므로 만일 누가 총알로 총알을 맞추었다면 그냥 운이 좋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런데 탄도탄은 총알보다 몇 배 빠르다. 광대한 우주에서 날아오는 탄도탄을 요격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가능할까? 탄도탄 요격에 성공했다고 하는데 정말일까?



결론적으로 가능하다. 이것이 과학기술의 힘이며 미사일의 능력이다. 상세히 말하면 정밀 계측-유도-조종 기술로 말미암아 가능하다. 사실 탄도탄을 요격미사일로 요격하는 것은 개념적으로는 매우 간단하다. 탄도탄을 요격하려면 첫째 탄도탄이 지금 어디에 있고 어디로 움직이는지 정확히 알아야 하고, 둘째로 요격미사일도 자신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고 어디로 움직여야 하는지 계산한 다음, 마지막으로 예상 요격지점까지 짧은 시간에 효율적으로 이동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실제로는 그리 만만치 않다.

탄도탄 요격에 필요한 기술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면, 먼저 공격해오는 탄도탄의 위치와 이동방향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수 백km 거리의 탄도탄을 탐지하여 위치와 속도를 계측해내기 위해 고도의 레이더 기술이 요구된다. 요격미사일에도 표적을 포착하여 요격하기 위해 정밀한 센서가 필요하다. 둘째로 유도조종기술이 필요하다. 유도조종기술은 내가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갈 것인지 자율적으로 판단하는 기술인데, 그중 유도탄이 자신의 위치를 알아내는 기술을 항법기술이라고 한다. 유도탄은 내 위치와 자세정보를 근거로 하여 기동하므로 내 위치나 자세를 정밀하게 알지 못하면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가 요격에 실패한다. 또 이동방향을 정확하게 계산해 낼 정밀 유도기술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기동수단이다. 고속으로 날아오는 탄도탄을 직격하려면 요격미사일이 무척 민첩하여야 한다. 요격미사일을 순간적으로 기동시키기 위해 자세와 위치조종 추력 기술이 요구된다.

위와 같이 레이더와 센서, 항법, 유도조종과 측추력 기술 등 소요 핵심기술을 간단히 열거하였지만, 공력설계, 로켓추진, 구동,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통신과 시스템 통합 등 여러 기반기술이 없이는 탄도탄 요격무기 개발은 가능하지 않다. 세계에서 탄도탄 요격무기 개발에 성공한 나라는 손으로 꼽을 정도다. 우리나라는 이미 수 년 전에 저고도 탄도탄 요격무기를 개발하였고, 이제 중고고도에서 탄도탄을 요격할 시스템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개발에 성공하면 우리나라의 국방과학기술 수준은 한 단계 더 높이 올라서게 된다. /기무현 국방과학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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