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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자식은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다

입력 2019-05-29 10:12   수정 2019-05-29 16:29

나나

가정의 달 5월도 어느새 거의 지나간다. 어릴 적엔 어린이날이 있어서 마냥 좋았던 5월이 어른이 돼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부터는 가장 신경 쓰이는 달이 됐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 각종 행사가 모두 지난 5월 중반이 돼서야 '휴~' 안도가 됐던 것은 나뿐이 아니리라.

하지만 행복한 5월은 모두에게 해당된 것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최근 '가정의 달'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일가족 사망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세간에 충격을 주었기 때문이다.

5월에 발생한 두 건의 비극적 사건, 먼저 어린이날인 5일 경기도 시흥에서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차량 안에서는 30대 부부와 함께 그들의 품에 안긴 채 숨을 거둔 4살, 2살배기 아이들이 있었다.

 

그들의 이런 극단적인 선택의 이유는 돈 때문이었다. 사채업자에게 5000만원을 빌렸던 아이들의 아버지는 빚이 계속 불어나자 결국 이런 참혹한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한건은 지난 20일 벌어진 '의정부 일가족 사망사건'이다. 이 사건은 목공예점을 운영하던 50대 가장이 경영난을 겪다 자신의 아내와 17살 난 딸을 죽이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다. 이 사건의 최초 신고자가 15세 막내아들로 알려지며 더욱 안타까움을 줬다.

두 사건 모두 원인은 돈 때문이었고, 부모의 일방적 선택으로 아무 죄도 없는 아이들이 목숨을 잃었다. 특히 두 번째 사건의 딸은 시신에서 방어흔이 발견되며 의식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아버지에 의해 죽음을 맞이한 그 딸의 마지막 심정은 과연 어땠을까. 항간에서는 이 사건을 '일가족 사망사건'이 아닌 '아버지에 의한 살인사건'으로 불러야 한다고 말한다. 가족을 자신의 소유물로 여긴 아버지의 잔혹한 살해사건이라는 것이다.

이 사건들 외에도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4~5년간 가족 동반자살이 많이 늘고 있다. 2017년 통계를 보면 이러한 '가족 살인'이 전체 살인죄의 34%를 차지한다고 하니 문제가 심각하다.

이러한 가족 살인은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자주 일어난다고 한다. 이는 가족을 자신의 소유물로 여기는 가부장적 문화가 만들어낸 현상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가족애'라는 우리 사회의 끈끈한 애정이 아주 잘못된 형태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어린이날 자신의 아이들을 품에 꼭 끌어안고 죽은 부모의 절절한 심정은 차마 짐작할 수 조차 없다. "이 험한 세상에 어린 아이들만 차마 두고 갈 수 없었을 것"이라며 일부 동정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자식은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다. 부모가 낳았다고 해서 마음대로 아이들의 목숨까지 빼앗을 수는 없다. 아이들은 험난한 세상이라도 더 살고 싶었을 지도 모른다. 부모를 선택할 수 없이 세상에 나온 아이들은 그들의 죽음 마저도 선택할 수 없었다.

서혜영 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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