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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창희의 세상읽기] 네이버, 지역저널리즘을 죽이려 하는가

입력 2019-06-05 10:14   수정 2019-06-05 13:29
신문게재 2019-06-06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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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부 우창희 부장
네이버의 지역뉴스 차별이 지역저널리즘을 죽이고 있다. 포털 사용자들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디지털세상에서 지역도 사라지고 있다. 스마트폰 대중화로 그 어느 때보다 뉴스소비가 활발한 시대에 살고 있지만 대형 포털이 뉴스를 편향되고, 중앙집권적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네이버 뉴스편집을 살펴보면 지역에 대한 뉴스는 트래픽을 유발하는 화재, 사건·사고가 아닌 경우에는 찾아볼 수도 없다. 지난 2월 모바일 화면을 개편한 이후로는 더욱 심해졌다. 뉴스콘텐츠제휴사로 들어가 있는 44개 매체만 채널설정을 할 수 있게 만들어 놨기 때문이다. 모두 중앙매체들 뿐이다. 지역 현안에 대해 고민하고,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는 지역신문사는 단 한 곳도 없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기사를 자동 분류하는 알고리즘이다. 서울권에 위치한 인터넷매체 보다 지역신문의 알고리즘(기사 가중치, 매체 신뢰도)을 더 낮게 조정해 네이버 메인에 기사가 올라갈 수 없도록 만들었다. 단독이나 특종을 써도 인터넷매체가 베껴 쓰면 기사가 하위로 밀려난다. 네이버의 기획기사나 차별화된 기사를 쓰면 된다는 주장이 무색해졌다. 알고리즘 하락으로 지역기사의 '관련도 순' 뉴스 또한 뒤로 밀리며, 지역현안에 대한 뉴스도 검색에서 노출되지 못하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네이버에는 일일 3000만 명의 사용자가 접속하고 있다고 한다. 국내 인터넷 전체 사용량으로 보면 약 70%가 넘는 수치다. 독자들은 디지털의 발달로 신문보다는 모바일에서 뉴스를 소비하고 있는데, 초대형 유통 플랫폼을 보유한 기업이 편향된 뉴스만 메인화면에 배치한다. 중앙정치, 경제, 사회, 연예 기사들로만 가득 차 있다.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독자들은 지역에 대한 문제들에서 멀어지고, 관심을 갖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사례는 넘쳐 흐를 지경이다. 지역 개발사업과 관련해 공론화를 진행하려 해도 시민들이 해당 사안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인지하지 못하고 있어 공론화가 어려웠던 사례들이 있다. 내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도 마찬가지다. 지역구에 어떤 인물이 출마하는지, 지역을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지, 업적과 활동을 면밀히 따져보고 투표를 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처럼 지역 언론기사를 네이버가 패싱한다면 유권자가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없을 것이다.

문제의 심각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언론사들도 더 이상 방관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지역뉴스 차별을 바로잡기 위해 지역신문사 협회 및 언론노조 등도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달 23일 전국언론노조 및 시민단체 관계자 등 80여명이 네이버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국의 언론노동자와 시민, 학자들이 한목소리로 지역을 배제하고 차별하는 네이버의 행태를 비판하기 위해서다. 언론노조의 주장은 크게 3가지다. △네이버 모바일 구독 설정에 지역 언론 포함 △스마트폰 위치 확인 기능 이용한 '내 지역 뉴스 보기 서비스' 시행 △지역 신문·방송 지속 가능성 제고와 지역-중앙 상생 미디어 환경조성을 위해 정부와 네이버 그리고 시민과 학계, 언론현업인 간의 폭넓은 대화다.

이외에도 4월부터 세 번의 토론회도 열었다. 모두 네이버의 지역언론 패싱에 대한 논의로 현업 언론인과 학자, 문화체육관광부 실무자들이 모여 토론을 벌였다. 이때 네이버의 정책과 방향성을 듣기 위해 토론회 2곳에서 네이버에 참석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일정상의 핑계로 불참했고, 다른 토론회에서는 비공개, 비보도를 요구했다. 이를 수용하겠다는 뜻을 전달했음에도 끝내 불참했다. 대화가 부담스러웠는지 아니면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의 안일한 태도에 실망감을 감추기 어려웠다. 네이버는 문제의 심각성을 감안해 더 이상 지역저널리즘 죽이기를 멈춰야 한다.
우창희 기자 jdnews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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