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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하추동] 지역경제 발전을 위한 동력을 찾으려면

김호택 삼남제약 대표

입력 2019-06-11 08:06   수정 2019-06-11 08:20

김호택(연세소아과 원장)
김호택 삼남제약 대표
19세기 말, 조선을 방문한 영국의 여류 지질학자 빅토리아 비숍은 민중의 생활을 둘러본 뒤, '이 나라는 희망이 없다. 위정자가 무능하다면 정권을 바꾸면 되지만 백성들이 너무 더럽고, 게으르고, 도무지 일을 하려 하지 않으니 아무런 기대를 할 수 없다.'라는 진단을 내린다.

몇 년 후 조선을 다시 방문한 비숍이 간도의 조선인 정착촌을 방문하고는 '정말 이 백성들이 내가 몇 년 전에 보았던 그 백성이 맞느냐?'고 묻는다. 너무나 질서정연하고 깨끗하고 활기에 넘친 정착민들의 삶을 보고 놀란 것이다.

두 상황에서 사람이 바뀐 것은 아니다. 차이는 한 가지밖에 없었다. 양반들의 착취가 심해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해도 수탈당하면서 나에게 돌아오는 이득이 없다면 차라리 굶어죽지 않을 정도만 일을 하고 한껏 게으름을 피우는 것이 실용적이다.

그렇지만 수탈하는 권력이 없어 일하는 만큼 나에게 소득이 돌아오는 사회가 만들어지자 백성들은 눈을 반짝거리며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너무나 부지런해지더라는 것이다.

지금은 개발독재로 폄하되고 있지만 새마을운동과 한강의 기적으로 대변되는 엄청난 경제 발전을 우리는 경험했고, 이런 기적의 근원을 찾자면 간도의 우리 선조들일 것이다.

나라 전체가 어려워진 경제로 힘들어 하고 있다. 어려운 사람들을 국가에서 지원해준다고 하니 도움이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만큼 '한 번 해보자!'는 의지를 가진 사람이 줄어드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도 든다.

충남도청에서 도청 직원 세 명을 금산으로 파견해서 '인삼 특공대'를 만들었다고 한다. '금산 인삼 세계화 지원단'이라는 이름으로 지역경제의 근간이 되는 인삼과 약초의 생산과 유통이 줄어들면서 '인삼의 메카'라는 금산의 자존심이 손상될 위기에 처하자 양승조 충남지사가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고 한다.



초기에는 인삼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는 공무원들이 파견되어 혼선이 없지는 않았지만, 금산에 상주하며 '인삼'만 파고들면서 조금씩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렇지만 문제는 이들의 노력만으로 성과를 내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정말 극대화된 효과를 보려면 지역 공무원과 상인과 농민, 그리고 주민들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그런데 금산 지역사회는 '이제 인삼은 한 물 갔다'는 식의 패배주의가 조금씩 커지는 것을 느낀다. 갈수록 방문객이 줄어들고 있고, 약초 시장의 임대료가 해마다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보여주듯 불경기의 여파를 힘들게 이겨내고 있는 상인들이 많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그렇지만 이렇게 무기력하게 하루하루 지내다 보면 다시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을 완전히 잃을 수도 있다. 지난 10여년 간 금산이 그렇게 지내왔다는 사실도 부정하기 힘들다.

이제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운 동력을 얻어 지역발전을 꾀하고자 한다면 새 판을 짜야 한다. 억지로 내 고장 찾아오라고 애향심에 호소하거나 근시안적인 인삼 판매만을 위해 무리한 방법을 동원하는 식의 방식은 통하지 않는 세상이다.

사람들이 신기한 마음으로, 그리고 새로운 기대로 지역을 찾아올 수 있도록 다른 곳에는 없는 관광코스, 금산에서만 맛볼 수 있는 먹거리, 그리고 재충전이 가능한 체험활동 등을 만들어야 한다.

쉬운 일은 결코 아니다. 이렇게 어려운 과제를 풀어 나가려면 나 편하고 일하기 쉬운 방법만 찾던 '게으름'부터 타파해야 한다.

문정우 금산군수가 뭔가 해보겠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고, 양승조 충남지사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이 때에 전문가와 공직자, 그리고 주민들이 힘을 합쳐 '해 보자'는 의지를 다진다면 못할 이유도 없다.

세일즈맨 교육 과정에서 강사가 물었다. "한 세트에 150만원 짜리 화장품을 팔 수 있는 분은 손을 드세요" 아무도 드는 사람이 없었다. "이 화장품을 팔 수 있는 분에게 보상으로 아파트 한 채를 준다면 팔 수 있는 사람?" 하고 묻자 전원이 손을 들었다.

장석열 목사의 설교에서 들은 얘기이다.

결국은 자신감과 보상에 대한 열망이 해결책이다.

/김호택 삼남제약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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