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인천 '붉은 수돗물' 패닉, 뒷감당 어찌하나

최충식 기자

최충식 기자

  • 승인 2019-06-16 14:12
  • 수정 2019-06-16 14:12

신문게재 2019-06-1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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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붉은 수돗물(적수)' 사태로 시민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교육부가 16일 긴급 점검에 나섰지만 각급 학교의 광범위한 피해는 걷잡을 수 없다. 시민들은 생수로 샤워한다고 할 정도이고 식당 영업을 못 한다는 곳이 많다. 불안과 불신을 쉽게 잠재우기 힘들어 보인다. 수돗물 공급 체계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실수라고 하기에는 피해가 너무 광범위하고 심각하다.

더 큰 문제는 인천만의 일이 아니란 점이다. 다른 지역 수돗물 신뢰도까지 일시에 무너뜨릴 수 있어서다. 지난해 대구 수돗물 과불화화합물 검출 때 전국으로 번진 불안감이 이제 겨우 씻긴 상태라 안타깝다. 막대한 비용으로 수돗물을 생산하고 이용 활성화 조례까지 제정하는 지자체들은 허탈해하고 있다. 근원을 찾아 뒷감당을 잘하고 확실한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국민이 믿을 것은 물 관리 일원화 이후 수질이 좋아지고 있다는 정부 발표가 아니다. 녹물이 나오는 데 '적합'이라 한다면 기준이나 결과조차 불신하게 될 것이다. 원인 조사는 세밀히 진행하되 불안감을 고려해 발표 일정을 최대한 앞당기는 게 좋겠다. 수질 개선은 물론 대체 수자원 개발, 취수원 이전 같은 다변화 정책이 절실해졌다. 허점을 보인 대응 매뉴얼도 전면 재점검해야 하겠다. 수도사업의 방향이 운영 효율성 면에서 재설정돼야 할 것 같다.

붉은 수돗물 파동은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물관리 시스템이 아직 멀리 있음을 일깨워준 사례다. 행정당국의 무능하고 미숙한 대응이 수돗물 패닉을 부추겼다. 환경부 업무보고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지역 식수 문제도 정부에서 적극 관리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정부나 지자체의 상수도 정책이 그저 '물을 끓여 먹어라'는 수준에 머물러 있지는 않은지, 각성이 필요할 때다. 다만 이번 사태로 청정 수돗물 이미지를 쌓기 위한 노력까지 물거품이 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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