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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시평] 성공의 수단보다는 목적부터

김병진 이투스교육평가연구소장

입력 2019-06-25 08:31   수정 2019-06-27 15:13
신문게재 2019-06-2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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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진 이투스교육평가연구소장
◇성공의 수단이 공부가 유일했던 세대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우리 사회의 유일한 성공 수단은 공부였다. 이는 신분이 존재하고 세습되던 이 땅의 중세 시대부터였으니 실로 유구한 역사를 갖고 있다고 하겠다. 사회적 가치를 독점하는 것이 당연하던 시대를 거쳐, 가치의 독점을 배격하는 시대에 와서도 여전히 가치의 소유는 소수에게만 국한되었던 상황은 이런 성공에 대한 욕망을 강화하고 성공의 수단에 매달리게 하였고, 그 수단은 공부였다. 장원 급제를 통해 출세를 하였던 것이 고시를 패스하는 것으로, 혹은 입사 시험에 합격하는 것으로 바뀌었을 뿐.

고시 패스로 바뀐 장원 급제만이 유일한 성공의 수단으로 경험한 세대는 자신의 경험에 의한 원칙을 다음 세대에게 요구하고, 이로 인해 공부의 가치는 확대 재생산된다. 공부를 통해 성취한 가치가 절대화되는 것이다. 그래서 하나의 가치가 절대화되면서 획일화된다. 모두가 한 곳만을 바라보며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진보하는 사회와 다원화된 가치

중세와 근대를 넘어 현대사회가 되면서 사회가 진보한다면, 진보가 꼭 긍정적 개념만은 아니더라도 사회가 진보한다는 것에 동의할 수 있다면, 사회도 끊임 없이 변화할 것이다. 그리고 그 변화는 다원화, 다구조화라는 속성을 가진다. 더 이전의 시대로 돌아가면 돌아갈수록 간단한 방식으로 관계를 형성하고, 획일화된 가치를 숭배하며, 그 가치가 절대화된다. 그러나 지금은 그러한 시대가 아니다. 다원화된 기준에 의해 가치 평가가 이루어지며, 각자는 각자의 가치를 숭배할 뿐 모두가 동일한 가치를 숭배하지 않는 시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배적 가치를 점유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가치를 절대화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그 가치의 확대 재생산을 위해 다원화, 다구조화된 사회를 그닥 반기지 않는다는 의심을 받게끔 행동한다.

◇위험한 요구, 위험한 시대



굳이 이들을 '기성 세대'나 '기득권 세력'이라고 표현하지 않아도 우리의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기득권 세력이 아니어도, 지배적 가치를 획득하고 있지 못해도 획일화된 가치를 동경하고 획득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는 것 자체가 이미 성공 수단으로서의 공부에 매몰되어 있다는 것이고, 이를 다음 세대에 강요할 수 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의 시대는 그와 같이 획일화된 시대가 아니다. 지금의 시대는 고시 패스나 입사 시험을 통한 성공만이 존재하는 시대가 아니다. 물론 그것도 성공의 한 모습이기는 하나, 자라나는 세대는 고시와 입사를 통한 성공보다 더 다양한 의미의 성공에 익숙하다. 훨씬 더 다양한 모습의 성공이 존재하는 것이다. 심지어 고시 패스와 입사 시험에 성공한 사람들보다 다른 방식으로 성공하는 존재들을 더 많이, 자주 접한다.

그래서 지금의 시대는 위험하다. 성공을 강요하는 세대와 성공을 희망하는 세대의 성공에 대한 시각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한 서로를 여간해서 이해하기 힘들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성공을 강요하는 세대의 가치가 제대로 설득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성공을 희망하는 세대의 움직임은 자꾸 어긋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격차를 이해하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어설프게 강요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격차를 인정하고 이해하는데서 시작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새로운 가치가 생기기 시작한다.

/김병진 이투스교육평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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