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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대전’을 노래한다!

권율정 국립대전현충원장

입력 2019-06-27 09:16   수정 2019-06-27 09:37
신문게재 2019-06-28 20면

권율정 원장님
권율정 국립대전현충원장
"이제 대전을 떠난다고 하니 대전에 '애증(愛憎)' 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원장님은 대전에 '애증' 이 아닌 '애정(愛情)'만 있어야 합니다"

마치 엊그제 정도 같지만 거의 정확하게 8년 전 나의 공직 중에 바로 현충원을 통해서 가장 수고해 준 지금은 퇴직한 박선규 과장님과 대화 내용이다.

34년 4개월 가까운 나의 공직 중 가장 백미이고 핵심이며 거의 전부다시피한 '국립대전현충원장'과 1년 4개월의 '대전지방보훈청장' 등 8년 넘게 이곳 대전에서 근무해 거의 4분의 1에 이르고 있으니 대전 애정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대전에서 근무 시작은 전혀 의외였으며 조금은 슬픈 현실이었다. 더 직설적 표현이라면 '좌천'이었지만 내게는 최고의 보석을 발견하는 계기였다.

특히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근무하면서 몇 가지 가슴 깊이 느낀 바가 있다.

첫째 공직자로서 의미 있는 보람을 갖는 데에는 그 이면에 적지 않은 아픔과 시련도 있었다. 아마도 누구든 어떤 일을 성취한 경우에 묻고 싶다면 '혹시 아픔은 없었는지' 이다. 나만의 뜻대로 되는 세상이 아니기에 상대를 설득하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내심과 더불어 합리적 논리적 대안 등을 제시해서 돌파해 나가야 한다.

둘째로 현충원이기에 더욱 역사와 지리적 공간 이해를 통해서 보훈의식의 지평을 넓히는 계기를 부여해 줬다. 안장된 유공자님들의 정신을 이어받아서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어가기 위한 약속의 장소가 바로 현충원이다. 특히 대한민국의 미래이고 희망이며 통일 시대의 주역인 아이들과 학생들이 항상 우리 현충원의 최고의 VIP라고 강조하면서, 현충원의 교훈인 '국민통합의 장' '국가통일의 장' '국가경쟁력의 장' 을 통해서 선진조국 대한민국을 창출해 나가야 한다.

셋째로 어떤 일을 수행하면서 우리 현충원의 '기본과 원칙'에 부합하고 충실한지, 화려한 언사가 아닌 '실천과 행동'으로, 그리고 그 일에 대해서 '역사적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한다. 되돌아보면 나의 재임 중에 한 일에 대해서는 무한책임을 진다는 자세로 임해 조금은 자부심이 있다.

넷째로 현충원의 가장 소중한 날인 '현충일' 추념식을 무려 8번 주관한 점은 무한 보람이다. 쉽게 깨어질 기록이 아니다. 그 가운데 작년 63회 추념식은 문재인 대통령님 내외분을 모시고 의미 깊게 치러서 더 기억에 남는다.

다섯째로 현충원에 거의 몰입하면서도 현충원에 애정을 보여 준 여러 봉사단체와 미력이나마 활동을 같이할 수 있었던 점은 큰 행복이었다. 그러한 선한 분들의 눈빛은 아직도 잔잔한 감동으로 와 닿아 있으며 우리 사회의 '빛과 소금'으로 거듭나기를 기원한다.

여섯째로 개인적으로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 결혼식을 현충원 보훈 동산에서 치른 점도 영광이었다.

이러한 여러 의미 깊은 일을 하는 가운데 나로서는 말 못할 위기에 처한 적도 있었다. 그저 현충원에 충실하면 되겠지 하고 있었는데 3월을 전후하여 왼쪽 무릎 관절에 문제가 발생하였다. 평소에 빠른 걸음과 보통 두 계단씩 걷던 모습과 달리 한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하는 것도 버거웠다. 내게 가장 소중한 '매일 합동 안장식'을 주관하지 못할까 엄청나게 노심초사했다. 너무도 다행인 것은 우리 직원들에게 표시 내지 않고 극복한 점이다. 엄숙한 공직을 수행하면서 전혀 의외의 변수도 고려해야 하는 점도 깨달았다. 가끔은 그때를 생각하면 눈시울이 적셔진다.

국토의 중앙에 위치한 대전에서 오랫동안 공직을 수행한 점은 너무도 보람 있고 행복했다.

우리 대한민국의 중심도시로서 대전의 엄숙한 소명은 바로 '통합'의 상징으로 거듭나야 한다. 특히 아직도 이념과 지역 등의 갈등이 엄존하는 현재의 모습을 극복하기 위해서 대전의 역할과 위상은 더없이 중요하다. 바로 대전광역시가 대한민국에 자랑할 수 있는 최고의 요소인 '국립대전현충원' 이 '국민통합의 장'으로서 더욱 중추적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다. /권율정 국립대전현충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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