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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광장] 대기만성형 도시, 행복도시 세종의 미래

박무익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차장

방원기 기자

방원기 기자

  • 승인 2019-07-17 14:10

신문게재 2019-07-18 18면

박무익
박무익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차장
노자가 이런 말을 했다. "큰 사각은 각이 없으며, 큰 그릇은 늦게 이루어지며, 큰 소리는 소리가 희미하며, 큰 모습은 모습이 없다." 익히 알려진 사자성어 대기만성(大器晩成)의 어원이다. 행복도시 세종에 어울리는 사자성어가 아닌가 싶다.

행복도시 세종은 수도권과 지방의 상생 및 국가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2030년까지의 장기적 시계를 가지고 건설되는 계획도시이다. 그간의 신도시 기획이 5년 정도의 단기적 기간을 두고 건설된 것과는 결이 다르다. 2007년부터 본격적 건설계획이 시작되었으니, 2019년 현재 절반을 달려온 셈이다. 대기만성형 도시답게 행복도시 세종은 당장 도시를 채울 건설 자체에 집중하기보다는 한발 더 나아가 명품특화도시를 지향하고 있다.

특화도시란 비용만을 고려하던 기본적 설계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디자인·형식·신기술 등을 반영하여 공모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도시를 설계하는 것을 의미한다.



건축물 자체의 설계 같은 하드웨어적 측면을 넘어서서 도시전체와의 조화 같은 소프트웨어적 측면까지 고려한 건설이다.

정부세종청사 건물을 떠올려보면 특화도시로서의 행복도시 개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정부세종청사는 행정중심복합도시라는 도시목표에 더해 탈권위적인 행정, 편리하고 안전하며 효율적인 청사, 도시의 랜드마크 등의 개념을 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청은 국제공모를 실시하여, 혁신적이면서도 창의적인 당선안을 확정하였다.

세종정부청사는 수평으로 넓게 펼쳐지는 캔버스형 청사로서 평평함의 도시를 지향하고 있으며 옥상정원을 조성하여 일반 시민에게 개방함으로써 탈권위·탈중심적이라는 행정도시가 추구하는 도시건설이념을 잘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공건축물 뿐 아니라 주택·상업시설 등의 민간건축물도 특화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기존의 대도시들에서 민간 건축물은 공공에서 토지와 기반시설만 조성하고 건축은 민간의 자율에 맡겼던 측면이 강했으나, 행복도시는 민간 건축물에 대해서도 설계공모와 사업제안공모, 공공건축가 제도 등을 도입하여 토지공급의 중간지점에서 양질의 건축물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다양성과 창의성을 갖춘 디자인을 발굴 할 수 있었고, 개별 시설물에 국한되었던 설계는 주변경관과의 조화를 추구하여 질적 수준이 한 차원 더 높아질 수 있었다.

대표적인 예가 사업제안공모를 통해 지어진 보행중심 상업문화 거리인 어반아트리움이다. 기존 신도시 상가들은 온갖 용도를 집어넣어, 건축적으로나 상권상으로나 특색없고 혼잡한 상가를 양산한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런 문제점에 혁신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행복도시는 중심상업지구에 들어설 개개의 상가 부지를 개별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블록 전체의 디자인과 상권 활성화 측면을 고려하여 일정 블록을 묶어 공급하였다. 즉, 전체적 관점에서 통합적인 용도·건축계획을 마련하여 블록단위로 공급함으로서 상가의 성공적인 정착과 조기활성화를 도모하고자 한 것이다.

어반아트리움에 들어선 건물들은 전체가 어우러져 다채로운 스카이라인을 형성하며, 건물 외벽에 LED조명을 설치해 미디어 기능을 구현하는 미디어파사드의 장착으로 상업지구로서의 화려함과 역동성을 갖추고 있다.

세종정부청사나 어반아트리움의 예에서 보듯 행복도시 세종은 건축 그 자체에 집중하기 보다는 장기적 시계를 가지고 도시 전체의 통합적 관점에서 개개의 건축물을 특화하고 있다. 이런 식의 건물들이 모여 2030년에는 모든 건축물이 행복도시 세종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되는 명품특화도시가 완성될 것이다. 대기만성형 도시, 행복도시 세종의 미래가 기대되는 이유이다. 박무익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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