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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만필] 열정의 미술시간

세종시 소담중학교 남택수 교사

입력 2019-07-25 16:53   수정 2019-07-25 16:53
신문게재 2019-07-26 18면

소당중 남택수 선생님
최근에 '알파고'라는 인공지능은 인간의 최고 존엄으로 인식되어 오던 바둑 세계를 굴복시켰고 또 유사한 친구들은 많은 직업들을 소멸시키고 있다. 우리는 그들이 던져주는 빵조각에 서서히 길들여져 가고 있으며 또 그것들에게 하나둘씩 정복되어 가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예술적 부분의 '창조'라는 부분만큼은 불모지나 다름없어서 정교한 몸짓이나 이름난 작가의 필력을 따라 하는 미미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예술 분야에 있어서 창조라는 것은 기계적인 반복에서 오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단순한 기술의 모방이나 정교한 동작에서 오는 것이 아니며 메탈이 가질 수 없는 인간만의 감성과 뜨거운 심장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므로 그 기능은 창조주가 마지막 보루로 남겨 뒀으리라 믿고 예술이 교육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가! 라는 사명감이 나의 교육철학이다.

"패션쇼" "독도 사랑 그리기"

'그거 왜 해요.' '시험에 안 나오는데요.' '우리가 할 수 있을까요?' '다 쓸데없는 일이에요.'

이런 김빠지는 말들은 학생들뿐만 아니라 일부 학부모, 동료 교사에게서도 흘러나오는 보편적인 얘기였다. 그렇다 우리의 깊은 사고 속에는 미술이라는 과목은 별책부록 같은 주변 교과일 뿐이고 그것이 없어도 사는 데 아무 지장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주변 교과인 미술을 다른 교과와 융합을 꽤 하거나 학생들의 주요 관심사를 이용해 미술 교과를 보다 흥미롭고 열정적인 수업을 만들고 싶었다.

제 1회 소담 중학교 풍문 패션쇼는 전교생이 참여하여 엄청난 일을 벌였고 그 수습 과정에서 나와 많은 동료 교사들, 그리고 피땀 흘린 학생들은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추억을 만들었다. 그 행사를 이끌든 박 모 군은 그 일을 계기로 자신의 꿈을 컨설팅 설계사로 바꾸었을 정도로 인상 깊은 행사였다. 미술 교사가 봉재와 재단, 단추까지 달고, 골무도 없이 손바느질하던 학생들, 무대 위에서 과감한 액션으로 카리스마를 보여주신 교장선생님,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모델이 되어준 학생들과 교직원들 모두가 하나 되어 난생처음으로 모델이 되고, 프로듀서가 되고, 패션 디자이너가 되어 본 실체적인 교육이었다. 위태하던 행사의 마무리를 앞두고 교사인 내가 지쳐 있을 때 학생들의 집요한 집념이 완성시킨 실 교육이었다.

독도 사랑 그리기 수업에서는 교사의 기타 소리에 맞춰 흔히 듯는 멜로디의 노래를 부른다. 학생들은 낯설지만 쉬운 멜로디여서 처음 들어 본 학생들도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다. 그러면서 그 노랫말만 잘 외워도 독도 관련 시험 문제는 쉽게 맞출 수 있음을 강조한다. 그리고 조별로 캔버스를 나누어 주고 병치 혼합, 즉 색채 점묘화를 시도했다. 색채 점묘화는 일반적으로 매끄럽게 그리는 그림보다 효과는 높고 오류가 적은 미술 교육이다. 20년 넘게 작가 생활을 해온 본 교사에게 너무나 익숙한 방식의 기법이고 학생들에게는 다소 생소하지만 물감의 혼합에서 오는 부드러운 축감과 색의 발색에서 전해오는 채도의 느낌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수업이다. 또 우리의 땅 독도를 정성스럽게 그려 봄으로써 독도를 알게 되고 머나먼 곳의 외로운 섬이 아닌 우리의 가슴속에 담을 수 있는 존재로 인식하게 된다. 그리고 이 수업의 결과물은 실로 엄청나다.

일단 모둠의 작품을 모두 붙였을 때는 250(약2M~3M) 호의 크기의 대작이 탄생한다. 많은 제작비와 기타 비용이 들어가지만 백만 개가 넘는 점들이 만든 색채 하모니는 보는 이를 감탄하게 만들고, 소장하고 싶은 마음까지 들게 할 정도이다. 나와 여러 미술부원들의 밤늦은 잔손질의 노고는 대작의 완성을 지켜보면서 녹아내리고 엄청난 결과물로 영원히 기억될 추억의 소산물이 된다.

본 교사는 이러한 결과를 의도하였고 많은 경험에서 오는 예술적 안목을 교육에 적극 활용하였다.

나는 늘 학생들에게 주지시킨다.

'우주의 중심은 너(나)로부터 돈다. 이 세상에 들러리가 되지 말고 주체가 되어라. 게임에 빠져서 중독자가 되지 말고 그 게임을 만드는 개발자가 되어라. 이 세상에 존재가치가 없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등 나 스스로 참교육 자라 여기고 나름의 명언을 학생들에게 남기고 있다. 나는 단순한 교육 공무원의 역할보다 그들을 나의 열정 속에 끌어들이고 또 그들의 열정을 깨우고 싶다. 주변 과목으로서의 미술이 아닌 당당한 커리큘럼으로서의 위치를 가질 수 있는 수업이 바로 미술교육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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