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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칼럼] 일본만 생각하면 화가 나는 이유

곽상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UST 교수

입력 2019-08-08 11:01   수정 2019-08-09 14:41
신문게재 2019-08-0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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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관계가 나쁜 상황으로 가고 있어 걱정이다. 중국과의 관계도 더욱 만만찮다. 우리에겐 일본과 중국은 싫고 좋고를 떠나 과거, 현재 뿐만 아니라 미래에도 중요한 나라이다. 두 나라는 자기 나라가 어떤 나라인지를 알면서 한국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반면 우리는 우리가 어떤 상태인지를 잘 모르고 일본, 중국에 대해서 관심조차 적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일본과 중국을 정확하게 이해해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일본만 생각하면 화가 나는 이유는 일본의 행위가 이해되지 않아 화가 나지만, 우리의 노력부족과 감정적인 대응에 더 속이 상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고려시대 수많은 왜구의 노략질, 임진왜란, 일제강점기 등 일본에 치욕을 계속해 당하고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오늘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 전쟁, 무역은 과학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 자원이 부족한 우리로서는 과학기술이 더욱 중요하다. 노벨상이 과학기술을 모두 대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본은 자연과학 노벨상 수가 23개이다. 우리는 일부 분야에서 일본보다 앞서는 부분이 있지만 전반적인 과학기술 수준은 일본이 앞서고 있음을 인정하고 노력해야 한다. 일본의 기초과학에 일관된 투자, 연구자의 장인정신, 기록문화 등은 배울 필요가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연구 아이디어는 같은 문화권에 있는 일본과 중국 과학자들도 생각할 수 있다. 우리보다 늦게 생각하더라도 축적된 기술과 연구인력, 연구비가 많은 나라에서 먼저 성과를 내어 특허출원과 논문발표를 할 수 있다. 첨단연구에서 2등은 무의미하다는 점에서 연구자의 엄중한 연구철학이 절실히 필요한 이유다.

과학기술은 지속 가능한 사회발전을 위해서 중요하다. 기후위기시대 에너지/환경과 식량문제는 매우 중요한데, 이에 대한 두 나라의 의식과 노력은 너무 대비된다. 자동차 대국 일본에서 경차와 소형차의 배기량 기준은 각각 660cc와 1000cc 이다. 일본은 전체 승용차의 약 40%가 경차와 소형차다. 일본 대학이나 연구소 주차장에서 중대형차를 보기가 드물며 걷거나 자전거, 대중교통이 일상화돼 있다. 우리는 어떠한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 말이 아닌 실천이 중요하다.

한국과 일본은 세계무역기구(WTO)가 출범한 1995년에는 같은 30%의 곡물자급률이었다. 그러나 일본은 해외 곡물유통망을 소유하고 해외농장을 경영해 곡물자주율이 100%를 넘고 있으며, WTO 이후 부단한 노력으로 현재 곡물자급률은 29%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현재곡물자급률이 24% 이하로 떨어졌으며, 곡물자주율도 곡물자급률과 같은 수준으로 OECD 국가 중에서 식량자급률이 가장 낮은 나라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럼에도 우리의 1인당 음식물 낭비는 압도적으로 심하다. 일본은 음식뿐만 아니라 종이 한 장이라도 낭비하지 말자는 태도가 일상화돼 있다. 자원이 부족한 우리의 물건낭비는 도가 지나치다.

독서와 법질서는 선진국의 기본조건에 해당한다. 일본 직장인의 한 달 독서량이 7.5권일 때 우리는 0.7권 수준이다. 우리는 별것도 아닌 일도 툭하면 소송을 한다. 통계적으로 법적 소송이 우리가 일본의 13배 많다고 한다. 일본은 남에 일에 간섭하지 않는 무관심이 우리보다 심했었다. 그러나 우리도 아파트에 살면서 옆집에 누가 사는지 관심이 없게 됐다. 일본의 나쁜 문화는 빨리 정착되고 좋은 문화는 더디게 도입되는 것이 안타깝다.

오늘 우리가 처한 국내외 현실을 엄정하게 분석하고 철저하게 대비해 전화위복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중국에 대한 대비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일본보다 우수한 점은 더욱 계승 발전시키고 배울 것은 배워야 할 필요가 있다. 작전상 2보 전진을 위해 1보 후퇴도 필요하다. 과학기술분야의 분발이 더욱 요구되는 시점이다. 과학자를 포함한 국민 모두는 역사를 기억해야 하며, 철저하게 상대를 이해하고 국가발전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때다. 지피지기(知彼知己) 백전불태(百戰不殆)을 명심하자.

곽상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UST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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