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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노래] 비지스의 '홀리데이'

입력 2019-08-19 10:33   수정 2019-08-19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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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 제공
비지스의 '홀리데이' 하면 지강헌이 떠오른다. 지강헌의 '유전무죄 무전유죄' 하면 비지스의 '홀리데이'가 생각난다. 이 둘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그저 감미롭고 달콤한 비지스의 노래가 하나의 사건으로 의미있는 노래가 됐다. 분노와 슬픔, 허무가 버무려진 특별한 노래가 된 것이다. 1988년 88올림픽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 10월 어느날, 교소도 이송차에서 도망친 탈주범 4명이 주택에 들어가 인질을 볼모로 경찰과 대치했다. 급박한 그 장면은 전국에 생중계됐다.

탈주범 중 주동자 지강헌은 경찰에게 비지스의 '홀리데이'를 틀어달라고 했다. 1초, 1초 가슴 떨리는 시간이 흐르면서 결국 탈주범들은 자살하거나 경찰에 총을 맞아 죽었다. 한편의 영화같은 이 사건에 비지스의 '홀리데이'가 가슴뭉클함을 안겼다. 지강헌은 창가에서 경찰에, 아니 세상 사람들에게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외쳐 국민들의 가슴을 서늘하게 했다. 돈 있는 사람은 죄가 없고 돈 없는 사람은 죄가 있다! 당시 전두환 형 전경환은 권력자의 형이라는 이유로 많은 비리를 저질렀음에도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다.



'유전무죄 무전유죄'. 이 말은 이제 하나의 경구가 됐다. 지금도 현실은 가진 자의 세상이다. 가진 자는 더 많은 돈을 가져가고 가지지 못한 자는 벼랑으로 내몰린다. 다시 한번 '홀리데이'를 들어봤다. '당신은 휴일같이 편한 사람이에요 정말로 휴일같이 편한~.' 뻐드렁니 로비 깁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나른함을 준다. 휴일 오후의 한가롭고 나른한.... 지강헌은 시도 좋아했다고 한다. 시 읽는 청년의 세상 밖으로의 탈주. 그리고 극적인 죽음. 정말 시적인 삶이다. 사족 하나. 당시 경찰은 비지스의 '홀리데이'가 아닌 스콜피온스의 '홀리데이'를 틀어줬다. 잘못 알아들은 것이다. 죽음 앞에서의 유머라고 해야 하나?
우난순 기자 rain4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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