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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소리]쇠똥구리 복원 프로젝트 시작된다?

권득용 전 대전문인협회장

입력 2019-08-26 11:15   수정 2019-08-26 11:15
신문게재 2019-08-27 23면

권득용_2018
권득용 전 대전문인협회장
2017년 12월 환경부는 이색 입찰공고를 냈습니다. 급구! 이름: 쇠똥구리 몸값: 50마리 5000만 원 특징: 소똥을 데굴데굴 굴리는 습성 주의사항: 허가 없이 반입 때는 과태료 계약조건: 계약일로부터 10월.

그로부터 1년 8개월 후인 지난 12일 환경부는 몽골 동고비에서 103마리, 남고비에서 97마리를 들여와 국립생태원 멸종위기 복원센터에서 '쇠똥구리 복원 프로젝트가 시작된다'라고 밝혔습니다. 쇠똥구리는 우리나라에서 1971년 이후에는 발견된 적이 없어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되었습니다. 경기도 양평군도 2016년부터 올해까지 800마리를 도입해서 인공증식을 시도했지만 부화에 성공한 것은 단 네 마리뿐으로 복원과정은 참 어렵습니다. 한편에서는 '그까짓 쇠똥구리가 뭐길래 그 많은 돈을 들여 세금 낭비를 하고 있는가'하는 부정적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자연생태학적 관점에서 종(種)의 복원은 단지 특정 종 하나를 재생하는 것을 넘어 생태계 전반의 건강성과 균형을 되살리는 일로 이러한 생태계의 균형은 곧 우리 인간에게 풍부하고 다양한 편익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1960년대 우리나라 농촌에서는 농사일을 하기 위해 집집마다 소 한 마리씩은 키웠습니다. 방과 후 아이들은 소를 몰고 산이나 들로 나가 풀을 뜯게 하였지요. 그러다 또래끼리 짓궂은 장난을 하는 동안 무료한 소들은 여름날 장맛비 소리로 오줌을 싸기도 하고 군데군데 똥을 싸질러놓지요. 며칠 지나면 어김없이 물구나무를 선 쇠똥구리들이 소똥을 굴리는 진풍경이 연출되지만 매일 보는 터라 식상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세월이 흘러 그 착하고 순한 소들의 커다란 눈망울 속에 가득했던 하늘그림자며 구름 산 나무 풀 바위 바람소리는 자취를 감추었고 정겹고 아련하던 '워낭소리'마저 이제는 들을 수 없습니다. 쇠똥구리가 살 수 있는 환경은 초원에서 방목되는 소들의 무공해 똥을 먹어야 하는데 축사에서 한 번도 흙을 밟아보지 못한 채 항생제가 가미된 사료로 제 몸을 불려야 하는 대규모 소사육 방식이 결국 쇠똥구리의 멸종을 부추겼으며 또한 풀을 베고 뽑는 노동보다는 제초제를 뿌리는 편리함을 추구한 우리 인간들의 이기심도 한몫한 것 같습니다.

제초제는 식물생태계를 교란시킬 뿐만 아니라 우리 인간에게도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환경호르몬 물질이지요. 환경부에서 지정 고시된 환경호르몬 물질 67종 중 농약이 40여 종이나 포함됩니다. 월남전에 참전했던 4만여 명의 고엽제 환자들은 지금도 고혈압, 당뇨, 피부질환 등 각종 암과 질병으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쇠똥구리의 복원사업이 반가운 소식임에는 틀림없지만 이 사업이 또 다른 자연과 환경을 훼손하는 옥상옥(屋上屋)이 되지 않기를 염려하는 이유는 우리나라 축산업의 근본적 제도와 틀을 바꾸지 않고는 설령 복원사업이 성공하더라도 수많은 쇠똥구리들이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은 복원센터나 사육장 등으로 한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시급한 것은 쇠똥구리의 인위적 복원에 방점을 둘 것이 아니라 모든 생명체들이 마음 놓고 살 수 있는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일이 아닐까 합니다. 권득용 전 대전문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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