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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만필] 역사를 체험하다

조치원중학교 교사 백현지

입력 2019-08-29 10:38   수정 2019-08-29 10:38

증명사진(백현지 선생님)
백현지 교사
중학교 사회교과 교사에게는 숙명과도 같은 일이 있다. 비록 내 담당과목이 일반사회이지만 지리나 역사 과목을 가르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대학을 다니면서 공통사회를 복수 전공해 지리나 역사 공부를 하기도 하였지만 학교에 교사로서 첫 발을 내딛었을 때 나 역시 역사 과목을 맞게 되었고 그 때의 그 당혹감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그렇게 역사 수업을 하고 있던 어느 날이었다. 수업시간에 한 학생이 옆 짝꿍과 소곤대며 한참 무언가에 대해 논의를 하더니 갑자기 손을 들고 질문을 했다.

"선생님 홍길동이랑 연산군이 싸웠죠?"

나는 그 학생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것인지 잠시 고민스러웠지만 곧 뇌리를 스치는 한 드라마가 생각이 났다. 당시 드라마에서는 홍길동과 연산군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방영되고 있는 중이었던 것이다. 학생에게 그 드라마는 재미를 위해 역사적 사실에 허구적인 요소들을 섞은 것이라고 설명을 해주었다. 학생은 혼란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러더니 다시 질문을 했다.

"그럼 전우치는요?"

각종 역사 영화와 드라마가 쏟아져 나오는 요즘 학생들이 올바른 역사 인식을 가지고 역사 드라마나 영화 속 내용들이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사실이 아닌지 판단하려면 평소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많이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배워야할 과목이 역사만 있는 것도 아니고 여러 활동들로 바쁜 아이들에게 어쩌면 역사 과목은 시험기간에 외워야 할 것들이 많은 암기과목 중 하나라고 여겨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학생들이 '역사 속 이야기들에 흥미를 느끼고 역사를 올바로 아는 것의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이런 생각들이 일반사회 전공 교사인 나에게 역사동아리를 운영할 수 있게 해준 원동력이 아니었다 싶다.

역사동아리 활동을 통해 나 역시도 새롭게 알게 된 사실들이 정말 많았다. 나름대로 역사를 좋아하기도 하고 역사를 가르치기도 했었지만 내가 아는 지식은 교과서 속에 있는, 단지 시험을 잘 보게 할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었던 것이다. 이는 학생들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역사동아리 활동을 통해 알게 된 지식들은 이와는 달랐다. 학생들은 역사 수업을 통해 독립운동가의 고난에 대해 배우기도 하지만 그들의 삶을 깊숙하게 이해하는 부분은 부족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국외 독립운동사적지 답사를 통해 직접 낯선 땅 중국으로 떠나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를 직접 눈에 담으며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존재감을 확인하고, 홍커우 공원에서 윤봉길 의사의 독립 혼을 느끼며, 김구 선생님의 피난처에서 독립운동가의 고난에 공감해보면서 학생들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그들의 삶을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다. 국외 답사를 비롯해 학생들과 함께한 독립운동 사적지 답사가 나에게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던 것처럼 학생들도 이렇게 알게 된 것들이 아마 오래도록 학생들의 기억에 남아 올바른 역사 인식 형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백문이 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는 성어에서 다시 한 번 깨달음을 얻는다. 아무리 중요한 내용이라고 하더라도 사람은 관심을 두고 자주 접하지 않다보면 잊기 마련이다. 하지만 나에게는 '직접 경험을 통해 알게 된 것은 해당 지식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더 깊이 기억에 남을 수 있다.' 라는 믿음이 있고, 앞으로도 이를 바탕으로 수업에서도 혹은 수업 외적으로도 학생들이 직접 체험해보고 생각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들을 고민해 학생들에게 진정한 배움을 얻을 수 있게 할 수 있는 교사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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