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발생한 탈북 모자 사망 사건을 우리는 생생히 기억한다. 탈북민 한 씨와 그의 아들 김 군이 숨진 지 약 2개월 만에 발견된 것이다. 그것도 정황상 굶어서 사망했을 가능성으로 말이다. 굶주림을 벗어나기 위해 탈북한 모자가 먹을 것이 없어 사망에 이르렀다면 기가 찰 노릇이다. 탈북 모자는 양육수당 10만 원 외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받을 수 있는 복지혜택은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번에는 관악구 삼성동의 한 다세대 빌라에서 장애인 정씨가 홀로 숨져 있는 것을 이웃 주민의 신고로 확인했다. 기초생활수급 대상자인 정씨가 숨진 지 2주가량 지나서다. 이 역시 경찰이 확인한 결과 탈북 모자와 마찬가지로 범죄 혐의점이나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우리의 복지제도는 다양한 편이다. '국민기초생활보장 지원'에서부터 '한부모가족 지원', '긴급 복지 지원' 등 복지선진국과 비교해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웬만큼 갖췄다. 하지만 정작 필요할 때 도움의 손길은 온데간데없고 한쪽에선 굶어 죽고 다른 한편에선 고독사하는 상황은 복지 시스템에 구멍이 나 있다는 증거다. 이번 기회에 정부와 지자체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복지 서비스는 가만히 앉아 기다리기보다 찾아 나서는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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