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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보기]우리는 언제 행복한 사람일까

이영우 대전미술협회장·배재대 교수

입력 2019-09-05 09:47   수정 2019-09-05 09:54
신문게재 2019-09-06 23면

이영우
이영우 대전미술협회장·배재대 교수
여름 끝자락에 와 있구나 싶었는데 밤사이 가을이 되어 버렸다.

하루를 시작하는 시점에는 보이는 모든 것이 다 열려있는 것보다 가끔은 이렇게 멀리 있는 듯 닫혀 있는 것도 괜찮다.

모든 날이 하루 같이 똑같다면 어찌 세상이 아름답겠는가? 그럼에도 지난 8개월 동안 내가 맞이한 하루하루는 아름답게 열리기를 소망했었다. 다른 해보다 힘든 시간이었다.

생각해 보면 남자의 고독감이라고 씁쓸하게 웃어넘기지만 나는 언제 행복한 사람이었을까?

지나고 나면 야 지금 내 인생의 앞이 안 보인다고 해서 좌절하거나 주눅들 필요 없이 묵묵히 참고 기다리면 잠시 후 우리 인생에도 안개가 걷히고 찬란한 햇살이 비출 거라는 걸 알고 있지만, 생각과는 다르게 진행될 때면 평소에 귀담아듣지 않던 말에도 흔들린다.

사람들은 "올해가 아홉 수라서 그래요", "소띠는 올해 삼재(三災)라는데 그런가 봅니다"라고 말이다. 그러니 올해 잘 넘길 수 있도록 하고 너무 힘들어 말라고들 위로 아닌 위로를 해 준다. 어의 없게도 나 또한 나약한 한 사람인지라 솔깃해지더라.

그래도 내게는 그림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시들이 계속 있기에 자정을 넘는 시간까지 그림을 하고 나서는 학교 연구실이 낯설지 않아 다행이다.

비가 내린다.

비온 뒤 맞은 날은 온 세상이 촉촉이 젖어 있음이 온몸으로 느껴진다.

이 단순한 느낌도 도시에서는 느껴보지 못하고 살았다.

적당한 고독감이 이 모든 것을 몸으로 받아들이는데 촉발 제 역할을 한다.

얼마 전에 포크 레인을 불러 터에 평탄 작업을 했다. 포크 레인으로 허물어진 곳은 복구하고 허물 곳은 허물고 흙을 평탄하게 작업하면서 아주 단순한 진리인데 모르고 있었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울수록 자연을 벗 삼아 혼자 놀기를 해야겠다. 자연은 조금만 부지런을 떨면 풍요로 울 수 있다.

포크 레인으로 평탄할 수 있도록 작업을 했듯이 허물어진 곳과 허물 곳을 잘 살펴서 결단을 내리고 교수의 자세를 잃지 않아야겠다.

그런가 하면 지난 8월 중순에는 독일 예술가 프로리안이 귀국했다. 대전시와 독일 드레스덴의 미술 교류로 인연이 되어 만나게 되었는데 그 뒤로도 친분을 쌓아왔고 지금은 개인적으로도 너무 친한 사이가 되었다.

나와도 함께 전시하게 되는데 이런 미술 교류를 통해 제자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주고 나의 경험들을 제자들에게도 알려주고 싶다. 그림을 하는 공통점이 있기에 말이 통하지 않아도 교감이 되는 걸 보면 마음을 나누고 편견 없이 바라봐 주면 되는 것이다.

전시준비를 하면서 출국 할 때까지 한국 생활을 즐겨 주길 바란다.

배재대학교 실기실에서 그림을 하는 프로리안의 모습이 제자들에게도 좋은 모습으로 남아주고 순수예술을 사랑하는 마음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자극이 되어 주었으면 좋겠다.

예술가는 작품으로 자신을 보여 주어야 하고 전시로 만나야 한다.

우리는 언제 행복한 사람일까? /이영우 대전미술협회장·배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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