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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만필] 오늘도 알록달록 추억을 쌓는다

입력 2019-09-19 11:11   수정 2019-09-19 16:41
신문게재 2019-09-20 22면

주나영
상쾌한 아침, 교정에 들어서는 순간 어디선가 '선생님! 선생님!'하며 반갑게 외치는 우리 반 어린이들의 순수하고 정겨운 소리가 밝은 하루를 활짝 열고 있다. 반갑게 인사하는 학생들의 목소리, 다정한 아침의 시작이다.

나는 2학년 담임교사로서 귀여운 학생들과 날마다 새롭고 의미 있는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작년 1학년 담임이었던 나는 올해 2학년 담임을 맡았기 때문에 학생들이 1년이라는 시간동안 얼마나 성장했는지가 눈에 보여 유독 더 뿌듯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2학년 학생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을 좋아한다. 교실 문을 열자마자 반가운 인사와 함께 학생들이 들려주는 이런 저런 추억 거리를 듣고 있자면, '나도 저렇게 하루하루가 행복으로 가득했던 어린 시절이 있었지'하며 미소를 짓게 된다. 몇 번의 수업 시간과 쉬는 시간이 지나면 바쁘지만 보람찬 하루가 끝난다. 집에 돌아온 나는 가만히 앉아 오늘의 추억을 되새긴다. 추억을 생각하다 보면 우리 반 학생들의 칭찬 거리가 알록달록 나의 마음을 채운다.

우리 반 학생들에 대해서 칭찬하고 싶은 이야기가 정말 많지만 그 중 몇 가지를 적어본다.

첫째, 우리 반 학생들의 경청하는 모습이다. 우리 반 학생들이 꼭 지켜야하는 규칙들 중 가장 자랑스러운 규칙이 있다. 바로 친구의 눈을 마주치며 경청하는 규칙이다. 학생들이 발표를 하려고 손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서면, 다른 친구들은 발표 학생의 눈을 마주치고 친구가 말하기를 가만히 기다려준다. 3월 초부터 친구의 눈을 마주치고 친구가 보이는 쪽으로 돌아서 앉기를 지속적으로 함께 연습하였다. 그 결과, 국어 시간, 수학 시간, 통합교과 시간 가리지 않고 경청하고 집중하는 모습을 지금까지 계속 보여주고 있다. 친구들이 열심히 경청하니 발표하는 학생들도 자신감 있게 발표한다.

둘째, 친구를 배려하는 우리 반의 마음씨이다. 우리 반 학생들은 친구들과 사이가 매우 좋다. 나의 학창시절을 회상해 보면, 친구와 사소한 일로도 쉽게 다투고, 또 화해도 쉽게 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그런데 우리 반은 다투지 않는다. '물론 다투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 매우 좋은 일인데. 사이좋게 지낼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뭘까?' 생각해보았다. 바로 친구를 배려하는 마음씨이다. 서로 의견이 다를 때는 서로 눈을 마주치고 손을 잡고 이야기를 나눈다. 선생님의 도움이 필요할 때에는 선생님에게 와서 함께 해결해보려고 한다. 3월 초부터 습관화했던 배려가 사이좋은 학급의 분위기를 만들어 주었고, 하나가 될 수 있는 응집력을 만들어 준 것이다.

셋째, 협동할 때 더욱 빛나는 학생들의 인성이다. 학생들에게 우리 반의 최고의 추억은 무엇인지 물었다. 많은 학생들이 큰 소리로 '교실에서 찾은 희망이요!'라고 입을 모아 미소 지으며 대답하였다. 교실에서 찾은 희망은 EBS와 월드 비전이 주최한 캠페인으로 학생들이 주제에 맞게 플래시몹을 연습해서 촬영하는 프로젝트이다. '따뜻하게 말해줘'라는 프로젝트 주제에 맞는 시나리오를 구상하고 정해진 플래시몹 동작을 다 함께 익혔다. 4월 말부터 전체 연습, 모둠별 연습 등을 병행하여 열심히 안무 동작을 익히고 우리 반이 함께 구상한 시나리오와 함께 연기도 하였다. 안무를 서로 함께 알려주고 익히는 과정에서도 다툼 없이 서로 도와주는 모습이 너무나도 예쁘고, 아름다웠다. 과정이 아름다웠기 때문일까? 14주차 으뜸상을 수상하는 행복한 결실도 맺게 되었다.



학생들과 바쁜 하루를 보내고, 하교할 시간이 되면 학생들은 이렇게 인사한다. "친구들아 안녕, 선생님 사랑합니다."

예쁜 인사말과 함께 집으로 돌아가는 학생들의 뒷모습을 볼 때마다 '우리가 함께 보낼 2019년이 벌써 얼마 안 남았구나'하는 생각에 섭섭하고 뭉클한 마음이 든다. 앞으로 남은 2학기 시간동안 더 많은 추억을 만들고, 더 사랑이 가득한 우리 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밤이 되면, 환하게 미소 짓는 학생들의 얼굴이 반짝반짝 떠오른다. 알록달록 예쁜 추억들을 만들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노력해야겠다. 훗날 학생들이 학창시절을 떠올릴 때, 친구들의 얼굴과 교사인 나를 아름답게 기억할 수 있도록 말이다. 주나영 대전유천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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