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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특발성 폐섬유증

■전문의 칼럼
폐렴, 심혈질환 등 합병 가능성 있어
새로운 약제 개발돼 희망의 끈 놓지말아야

신가람 기자

신가람 기자

  • 승인 2019-10-06 09:01
호흡기내과 정인범 교수
건양대병원 호흡기내과 정인범 교수
▲특발성 폐섬유증이란

폐는 기도와 간질(間質 : 기관 사이에 있는 결합조직)로 이뤄져 있다. 기도는 숨을 쉴 때 공기가 이동하는 통로이며 간질은 기도의 끝부분에 해당하는데, 여기서는 체내의 이산화탄소가 공기 중으로 배출되고 산소가 혈액 속으로 흡수된다. 즉 가스교환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 부분은 원래 매우 얇고 연한 조직인데, 폐섬유증에 걸리면 단단하고 질긴 섬유조직으로 변화한다. 간질은 두꺼워지고 단단해지며 정상적인 구조가 파괴된다. 결과적으로 폐가 수축해 폐활량이 줄어들고 가스교환이 어려워진다. 이러한 변화가 원인불명으로 발생하는 경우를 '특발성 폐섬유증'이라고 부른다.

▲증상과 진단



특발성 폐섬유증은 아무런 증상이 없이, 엑스레이 사진에 이상이 있어서 발견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마른기침과 호흡곤란이 주 증상이다. 일반적으로 환자들은 지속적으로 폐활량이 감소해 서서히 호흡장애에 이르는데, 비교적 안정적인 경과를 보이다가 급성으로 악화되는 경우도 많다. 일부 환자들은 진행이 처음부터 매우 급격해 1년을 버티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수년 동안 매우 안정적인 상태로 지내는 환자도 있다. 즉, 특발성 폐섬유증은 개개인별로 매우 다양한 경과를 보인다.

진단을 위해서는 학회의 진단기준을 따르며, 전형적인 병력을 가진 환자에게는 흉부 CT검사와 폐기능검사, 면역혈액검사 등을 시행하고, 이들 소견이 기준에 부합하면 진단을 내릴 수 있다. 그러나 검사결과들이 비전형적인 경우가 많아서 수술적 조직검사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최종진단은 호흡기내과뿐만 아니라 영상의학과, 병리과 등 다학제간 소견을 종합해 확진을 내리고 있다.

▲특발성 폐섬유증의 치료

호흡곤란이 심한 환자는 가정 내 산소치료를 하게 된다. 호흡재활치료도 증상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최종적으로 폐 이식을 고려해 볼 수 있으나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그래서 약물치료가 중요하다. 그동안 고전적으로 스테로이드제나 항산화제, 면역조절제, 산분비 억제제 등의 약물을 써왔지만 일부 환자에게 효과를 보일 뿐 전체 환자를 두고 보았을 때에는 폐기능 호전에 긍정적인 효과가 없었으며 사망률 감소를 기대하기도 어려웠다. 그렇기 때문에 특발성 폐섬유증은 특효약이 없는 '불치병'이라는 질환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새로운 약제들이 개발됐다. 약제의 효능은 환자의 폐활량이 감소하는 속도를 늦춰주는 것이다. 이미 손상된 폐기능을 회복시킬 수는 없지만 남아있는 폐 기능을 보존하는데 의미 있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발성 폐섬유증의 합병증

특발성 폐섬유증은 예후가 매우 좋지 않은 질환이다. 말기에 호흡부전이 심해진다. 비교적 서서히 진행하다가 갑자기 나빠지는 급성 악화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폐렴이 일반인보다 자주 발생하고, 가벼운 감기도 위험할 수 있다. 그 밖에 폐동맥 고혈압이나 심부전증 등 심혈관계 질환도 합병될 수 있다.

간혹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는 독감예방 접종을 하면 안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 환자가 있는데, 예방접종은 반드시 받아야 한다. 독감은 특발성 폐섬유증뿐만 아니라 모든 만성 폐질환에서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발성 폐섬유증 예방법과 당부

과거에는 특발성 폐섬유증은 '약이 없다'라는 표현을 쓸 만큼 불치병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새로 개발된 약제들은 폐기능 보호에 효과가 입증이 됐기 때문에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아야 한다. 무엇보다 폐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들은 항상 몸을 귀하게 여겨야 한다. 감기 같은 사소한 질환이라도 걸리지 않도록 늘 신경 써야 한다. 어르신들이 어린 손자와 손녀들을 볼 때 감기 걸리지 않도록 매우 신경 쓰고 정성을 기울이는 것처럼 말이다.

만성 폐질환 환자들은 여러 가지로 어려운 점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늘 기운내고 긍정적으로 활기찬 생활을 하시도록 당부하고 싶다. /건양대병원 호흡기내과 정인범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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