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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황교안 대표 “국회 전체 세종시 이전” 진정성 있나

최충식 기자

최충식 기자

  • 승인 2019-11-10 14:33

신문게재 2019-11-11 23면

세종의사당(국회 분원)과 관련해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9일 조건과 전제를 붙여 국회 전체 이전 카드를 제시했다. 일부 이전의 성격이 있는 세종의사당 설치가 새로운 논란으로 옮겨붙는 양상이다. 그 전에 '2020 회계연도 예산안 100대 문제사업'의 설계비 부분에 대한 해명부터 확실하게 했어야 한다. 황 대표의 정확한 의중이 무엇이건 현실적인 해법으로 잘 믿지 않는 이유다.

그도 그럴 것이 세종시를 비롯한 충청권에서는 제2의 행정도시 수정안 파동이라고 비판하고 있는 상태다. 이러한 반발을 일시적으로 잠재우는 면피용 발언이 아니어야 할 것이다. 국토연구원의 국회 분원 연구용역 때 상임위 전체와 국회기관 전체를 이전하는 'B3안'을 지지한다면 왜 여태 침묵했는지도 밝혀야 한다. 그러지 않고는 세종의사당 건설 기본설계비 보고서 파문의 진화용이라는 의구심이 말끔히 걷히지 않을 것 같다.



반대하지 않고 추진한다는 입장까지 문제적으로 보는 시각은 그동안의 태도에 기인한다. 따라서 "졸속 추진이 문제" 주장에 신뢰성을 얻고 싶으면 구체화한 실천 계획과 실행 의지를 보이면 된다. 추진 방식의 미비함, 즉 운영위 논의와 국회법 개정 등 통상의 절차와 방법 때문이라면 정상적인 절차를 위해 무엇을 할지도 제시하는 게 순리다. 잘못을 지적했는데 왜 잘못이냐는 식으로 대처하는 자세는 좋지 않다.

세종시에 정말 큰 그림을 그리려 한다면 무한 논쟁을 되먹임하는 건 무의미하다. 한국당 중앙당과 충청권 시도당의 엇박자나 불협화음이 아님을 증명해야 한다. 황 대표가 '필요하면'이라고 단서를 붙인 전체 이전 카드가 새 논란거리로 재생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세종의사당 설치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원칙적인 답변 이상의 진정성과 의지를 보여줄 때다. 그것이 또한 '100대 문제사업'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현명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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