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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슬라임(액체괴물) 장난감, 언제까지 써야 하나

최충식 기자

최충식 기자

  • 승인 2019-11-11 16:34

신문게재 2019-11-1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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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체괴물이라 부르는 슬라임 장난감은 붕소나 방부제 등 유해물질 범벅이었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의 집중 조사 결과, 148개 제품 중 100개 제품이 안전 기준치를 넘었다. 가습기 살균제에 쓰여 폐섬유화를 일으킨 방부제(CMIT, MIT) 성분까지 포함돼 충격을 더한다. 젤리형 장난감의 3분의 2가 유해물질에 고스란히 노출된 셈이다. 11일 발표를 보면 믿고 사줄 제품을 찾기가 원천적으로 힘들 것 같다.

어린이 장난감의 유해물질 검출 사례는 이전부터 수없이 반복됐다. 3년 전 국가기술표준원 조사에서는 허용 기준치 600배를 초과한 납 등 중금속 검출로 한바탕 떠들썩했다. 어린이집 공급 교구 3개 중 1개꼴로 호르몬 작용 유발 물질이 검출되기도 했다. 플라스틱 장난감을 부드럽게 만드는 첨가물 등이 문제였다. 그러나 입에 닿아도 무해한 제품 개발에 주력하자는 주장은 이내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붕소처럼 생식·발달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성분이 다시 나온 건 이런 흐름의 일단이다.



얼마 전에는 또 비눗방울 장난감에서 폐 손상 우려가 있는 방부제 성분이 검출했다. 물에 넣으면 부피가 커지는 장난감은 삼키면 장폐색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 독성 유해물질뿐 아니라 체내에서 기도나 장을 막을 위험성이 높은 장난감은 모두 회수해야 한다. 어린이들은 화학물질에 민감하고 배출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촉감 놀이용이라면 특히나 안전한 제품을 생산해야 하는 건 당연하다.

장난감 표준 안전기준을 강화해 창의성 배양이라는 허울에 가려진 유해 장난감들을 퇴출해야 할 것이다. 국내산과 수입 장난감 제품을 막론하고 엄격한 기준 적용이 필요하다. 많은 사망자를 냈으며 장난감 사용이 금지된 성분이 어떻게 아이들 장난감에서 계속 검출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가습기 살균제만큼 위험하지 않다는 말은 무책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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