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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공론] 바람에게 전하는 말

김선자

김의화 기자

김의화 기자

  • 승인 2019-11-21 00:00
끊어진 방패연처럼 멀어져간 사람아



당신은 하얀 국화꽃 앞에

잠들어 있는데



빨간 장미를 들고 축제장에

서 있습니다

기막힌 운명입니다



왜 그랬습니까!

원망의 끈이라도 있어야

붙잡고 살아 갈 수 있는데

무엇이 그렇게 급해

빨리 가셨습니까



바람결로 지나다

풍경을 만나거든

차마 하지 못했던 말

전해 주시오



푸른 달빛 젖는 밤

혹여 지나거든

내 창가에 머물러 미안했다는

기척이라도 해주시오



개망초 흐드러진 들길을 지나

한 줌 바람으로 떠난 사람아

이제

태산 같던 삼 십 년 한을

용서라는 이름으로 내려놓습니다

부디 천국에 임하소서!

21-김선자-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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