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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인칼럼]어음과 수표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본부 전문무역상담센터 전문위원·변호사 김중범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김중범

박병주 기자

박병주 기자

  • 승인 2019-12-08 20:37

신문게재 2019-12-09 22면

변호사김중범증명사진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본부 전문무역상담센터 전문위원·변호사 김중범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김중범
필자는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지역본부 전문무역상담센터의 법률 분야 전문위원인 변호사이다. 지난 지면에서 명의대여자 책임에 관하여 간략히 알아본 데 이어, 이번 지면에는 '어음'과 '수표'의 기본 개념에 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이하 기본개념 및 정의는 정찬형, 송옥렬, 장덕조 교수의 각 상법강의 저서를 참조하였음).

어음과 수표는 모두 유가증권이다. 따라서 먼저 유가증권의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유가증권이란 재산권을 표창하는 증권으로, 그 권리의 발생, 이전, 행사를 위하여 증권의 소지를 요하는 것을 의미한다. 회사법상 자본조달을 위하여 발행되는 주권, 사채권, 운송과 관련된 화물상환증, 선하증권, 창고증권 그리고 가장 대표적인 유가증권인 어음과 수표가 있다.

유가증권은 크게 무기명증권, 기명증권 그리고 지시증권으로 분류할 수 있다. 무기명증권은 증권상에 권리자를 기재하지 않고 발행되는 증권을 의미하며, 증권상에 권리자가 기재되어 있지 않으므로 증권의 정당한 소지인이 증권에 표창된 권리를 행사하게 된다. 기명증권은 증권상에 특정인이 권리자로 기재되어 있는 증권을 의미하며, 특정한 권리자 이외의 자에게 증권상의 채무를 이행하더라도 면책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지시증권은 무기명증권과 기명증권을 절충한 것으로, 증권상에 기재된 특정인과 그가 권리자로 지정하였다는 것이 증권상에 나타난 경우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한 증권을 의미한다.



어음에는 환어음과 약속어음의 두 종류가 있다. 환어음은 어음의 발행인이 지급인에게 일정 금액을 수취인에게 지급할 것을 위탁하는 내용의 유가증권을 의미한다(지급위탁증권). 甲이 丙에게 대여한 금원이 있는 상황에서 乙에게 물품을 구매한 경우를 생각해 보자. 甲은 乙에게 물품대금을 현금으로 지급할 수도 있겠지만, 대신 丙을 지급인으로 하여 乙에게 환어음을 발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때 丙은 환어음에 이름이 기재되었다고 하여 바로 어음금을 지급할 채무를 부담하는 것이 아니다. 환어음의 소지인(乙)이 만기 이전에 지급인(丙)에게 환어음을 제시하고 어음금을 지급할 의사가 있는지 여부를 물을 수 있는데, 이를 인수제시라 한다. 丙이 乙로부터 인수제시를 받고 어음금 지급채무를 부담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는 것을 환어음의 인수라고 하며, 만일 丙이 인수를 하면 丙은 그때부터 환어음의 주채무자가 된다.

약속어음은 어음의 발생인 자신이 수취인에게 어음금을 지급할 것을 약속하는 유가증권을 의미한다(지급약속증권). 甲이 乙에게 물품을 구매한 경우, 甲이 현금으로 결제하는 대신, 乙에게 약속어음을 발행할 수도 있다. 약속어음은 환어음과 달리 발행인(甲)이 어음상의 주채무를 부담하며, 지급인이 별도로 존재하지 않으므로 인수제도가 없다. 실제 거래계에서는 환어음은 국제거래에만 일부 사용될 뿐이고, 국내에서 유통되는 어음은 대부분 약속어음이다.

수표는 발행인이 일정한 금액을 수취인에게 지급할 것을 지급인인 은행에 위탁하는 증권을 의미한다(지급위탁증권). 지급위탁증권, 즉 지급인이라는 개념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환어음과 유사하나, 지급인을 은행으로만 한정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즉 甲이 지급인인 은행에 예금하여 놓고, 乙에게 물품을 구매하는 경우, 甲이 乙에게 현금을 지급하는 대신 은행에서 발행한 수표를 지급하는 것을 상정하면 이해가 쉽다.

수표는 어음과 달리 만기제도가 없는데, 이는 수표는 발행되면 수취인이 바로 언제든지 은행에 가서 현금으로 바꿀 수 있다는 의미이며, 이를 수표의 일람출급성이라고 한다. 수표의 이런 특성으로 인하여 수표를 발행하기 위하여는 반드시 은행에 잔고가 있어야 하지만, 어음에는 만기제도가 있어 만기까지만 돈을 마련하면 된다는 점에서 어음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신용기능이고 수표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지급기능이라 이해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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