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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녹음본 삽니다' 기프티콘으로 사고파는 강의 녹취

에브리타임 등 익명 게시판서 거래
"정당하게 자료 받아서 공부해야"

김유진 기자

김유진 기자

  • 승인 2019-12-12 07:22

신문게재 2019-12-12 6면

녹음충대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대학들이 기말고사 기간에 돌입하면서 학생들 사이에서 강의 녹취록 매매가 증가하고 있다.

11일 대전권 대학 에브리타임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원론 녹음본 구합니다' '기프티콘 보내드릴테니 녹취록 판매하실 분' 등의 매매글이 게시되고 있다.

이런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일부 교수들은 사전에 녹음, 녹화가 불가능하다고 공지하기도 한다.



공부를 하기 위해 녹음하고 개인이 재 청취를 하는 것까지 단속을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녹음본은 필기 노트나 유인물보다 강의 내용을 더 많이 담고 있어 빈번하게 거래되고 있으며 이런 현상은 시험 기간에 더욱 두드러진다.

한 대학생은 "친구들끼리 이모티콘을 선물하거나 밥을 사는 식으로 강의 녹음본을 사고 판 적이 있다"며 "부득이하게 강의에 출석하지 못하는 경우 녹음본 구매는 유용한 공부방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뚜렷한 예방책이 없어 대학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익명으로 운영되는 '에브리타임' 게시판의 특성상 누가 글을 올리는지 알 수 없으며, 해당 대학 재학생이 아닐 경우 가입조차 불가능하다. 졸업생들도 일부 가입이 가능하지만 학번이 높을 경우 제한이 따른다. 이러한 점 때문에 학교 측의 적극적인 제재가 어렵다.

한 대학 관계자는 "개인 간의 거래를 대학에서 모두 파악할 수는 없다"며 "학생들 사이에서 녹음본을 사고 판다는 신고가 학교로 접수된 경우는 아직까지 없다"고 말했다.

법조계 관계자 A 씨는 1인 사용자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을 타인이 사용하게 되면 민사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교수들의 강의가 저작물로 해당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교수들의 동의 없이 강의를 녹취하고, 이를 통해 이득을 취하면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강의 녹취 금지 여부는 교수들의 재량에 달려있으니, 계도 조치는 학교 자체적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A 씨는 "통상적으로 교수들의 강의는 보호받아야 한다. 아직까지 녹음본 거래 문제가 법적 공방으로 번진 적은 없다"며 "학습이 부족하다고 생각이 된다면 정당한 방법으로 강의 자료를 받아서 공부하거나 동의를 구한 후 녹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유진 기자 1226yujin@
녹음한남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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