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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인 칼럼]임금피크제 대법원 판결의 쟁점

대전세종충남전문무역상담센터 전문위원·노무법인 정음 공인노무사 이은정

입력 2019-12-15 17:40   수정 2019-12-15 17:40
신문게재 2019-12-1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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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세종충남전문무역상담센터 전문위원·노무법인 정음 공인노무사 이은정
최근 대법원은 임금피크제 도입과 관련하여 취업규칙과 근로계약의 관계를 다룬 판결을 선고했다(대법원 2019.11.14. 선고 2018다200709판결).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살펴보면, 근로자 A는 면직되었다가 부당해고 판정을 받고 복직을 하였는데 A의 해고 기간 동안 회사는 과반수 노조의 동의를 받아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다. 회사는 복직한 근로자 A에게도 임금피크제를 적용하여 감액된 임금을 지급하였는데 근로자 A는 이를 거부하였고, 결국 감액된 임금을 돌려달라는 소송에 이르게 된 것이다.

1심과 2심 판결은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에 따라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의 동의가 있는 한 근로자 개인의 동의를 얻을 필요 없이 그 취업규칙의 변경은 유효하므로, 근로자 A에게도 임금피크제가 적용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① 「근로기준법」 제97조는 취업규칙은 최저기준으로서 근로계약 중 취업규칙에 미달하는 부분을 무효로 하고, 무효가 된 부분은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을 따르게 하는데, 이를 반대로 해석하면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개별 근로계약은 유효하고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우선하여 적용한다고 판단하였으며, ② 「근로기준법」 제94조가 정하는 집단적 동의는 취업규칙의 유효한 변경을 위한 요건에 불과하므로, 변경된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기존의 근로계약에 우선하는 효력을 가질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즉 노동법에서는 "유리한 조건 우선의 원칙"이 적용되고 있는데 취업규칙 다 근로계약이 유리하다면 유리한 근로계약이 우선 적용된다는 것으로, 근로자 A의 경우 제도가 도입되는 시기에 해고 기간이어서 취업규칙 변경에 동의한 바 없었고, 회사와 임금피크제를 적용한 새로운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아 회사와 근로자 A는 해고 이전에 체결한 근로계약만이 존재하고 있었기에 근로자 A에게 유리한 기존 근로계약을 우선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하여, 취업규칙과 근로계약 간에도 유리한 조건 우선의 원칙이 적용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동안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대부분 기업이 근로자들의 집단적 동의를 얻어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방식을 취했기 때문에 대상판결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오늘날 대부분 기업은 근로조건을 집단으로 정형화하여 취업규칙에 규율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대상판결은 마치 취업규칙을 집단적 동의를 받아 변경하였더라도 근로계약과 같은 개별 동의절차를 다시 해야만 변경된 취업규칙의 내용이 효력을 미친다는 것처럼 해석되기 때문이다. 만약 어느 근로자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에는 동의한 다음, 근로계약 변경에 대한 개별 동의를 거부한다면, 그 근로자에게는 변경된 취업규칙을 적용할 수 없게 되어 집단적 동의 절차 자체가 무의미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그러나 그동안의 우리 대법원 판례를 살펴보면, 근로계약 체결 시 계약의 내용을 취업규칙의 내용과 달리 약정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는 취업규칙에 정하는 바에 따라 근로관계가 성립한다고 판시했고(대법 97다53496), 취업규칙 변경에 관해 집단적 동의가 있는 한 근로자 개개인의 동의를 얻을 필요 없이 그 취업규칙의 변경은 유효하다고 할 것이고 이는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해 기존의 근로조건이나 근로자의 권리를 소급해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판시(대법 93다46841)하고 있다. 즉 어느 경우에나 개별동의까지 필요한 것으로 해석할 수는 없고, 대상판결의 경우처럼 기존 취업규칙이 정한 근로조건과 다른 내용의 개별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에 적용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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