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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언제까지 환자들이 차 피해서 다녀야 합니까"

충남대병원 주차요금 정산소 부근, 혼잡한 도로 대책 없나.
휠체어 탄 환자들이 차량 피해서 다녀야 하는 현실
일주일 입원한 환자, 퇴원하자마자 차에 부딪혀

신가람 기자

신가람 기자

  • 승인 2019-12-16 16:16

신문게재 2019-12-17 5면

충남대병원 혼잡한 도로 1
"아들이 일주일간 입원했다가 이제 퇴원해서 집에 가려 하는데 나오자마자 차에 부딪혔어요"

대전 중구 문화동 충남대병원 내 혼잡한 차량으로 인해 환자와 보행자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16일 충남대병원 주차요금 정산소 부근에서 오전 10시 30분부터 시작된 차량 정체는 점심시간인 정오까지 이어졌다. 신호체계가 따로 설치돼 있지 않아 환자와 보호자 등은 두리번거리다가 병원 행정동 앞 부근의 도로를 유유히 건넌다.



휠체어를 타며 해당 도로를 건너는 A(74) 씨는 "승차 대기소가 건너편에 있어 병원 올 때마다 조심히 건너고 있다"며 "보호자랑 같이 올 때는 걱정이 덜하지만, 본인같이 휠체어를 탄 환자가 해당 도로를 혼자 어떻게 건너겠느냐"고 말했다.

충남대병원 혼잡한 도로 4
해당 부근에서 30분 정도 지나자 주변에서 웅성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던 20대 남성이 무릎 부근을 차에 부딪혀 운전자에게 "사람이 건너고 있는데 오면 어떡하느냐"라며 항의를 하고 있었다.

이어 차에 부딪힌 20대 남성의 보호자가 자리에 왔고, 해당 도로가 더 혼잡해지자 5분 정도 지난 후 병원 내 주차 관리 요원 2명이 와서 당시 상황을 정리했다.

이에 보호자(50대·여)는 "아무리 차량이 혼잡해도 명백한 횡단보도에서 사람이 건너고 있는데 차량이 먼저 지나가려고 하는 건 말도 안 된다"며 "아들이 일주일간 입원하고 이제 막 퇴원해서 집에 가려 하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고 한탄했다.

운전자(60대·남)는 "많은 차량으로 인해 해당 도로가 워낙 혼잡해 보지 못했다"며 주차관리요원이 따로 있었느냐는 질문에 운전자는 "관리 요원들을 따로 보지 못했다"고 했다.

당시 해당 도로에는 정산소 진입 부근, 주차장 진입 부근 등 3명의 안전관리요원이 있었지만, 구역별로 따로 서 있어 사고가 났던 해당 장소에는 안전요원이 없던 상황이었다.

정체가 더 심해진 사태를 파악한 안전관리요원이 사고 현장에 뒤늦게 나타나 부랴부랴 상황을 정리했다.

충남대병원 안전관리팀 측은 "유독 혼잡한 점심시간 대에는 모든 인력이 총동원해 안전관리에 힘쓰고 있지만, 인력도 한정돼있고 횡단보도가 아닌 일반 도로에서 건너는 일부 시민도 있어 항상 주의해야 한다"며 "해당 도로가 특히 위험한 만큼 개선해야 할 사항에 대해 병원 내에서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신가람 기자 shin9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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