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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블랙 아이스 사고는 겨울철 도로안전 불감증이다

이승규 기자

이승규 기자

  • 승인 2020-01-07 16:58

신문게재 2020-01-08 23면

겨울철 도로안전이 불안하다. 지난해 12월 14일 상주~영천 고속도로의 50중 추돌사고 악몽이 가시기도 전에 또 연쇄추돌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6일 오전 경남 합천의 편도 2차로의 국도에서 차량 41대가 잇따라 추돌하면서 10명이 다쳤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지만 다시 한번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그런데 한 달도 안 돼 대형 연쇄추돌사고가 연이어 발생했다는 것은 겨울철 도로안전에 심각한 위기가 아닐 수 없다.

겨울철 도로에서 40~50중 연쇄추돌사고가 이젠 예사가 됐다. 이는 그만큼 겨울철 도로가 안전을 크게 위협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상주~영천 고속도로 50중 추돌사고처럼 블랙 아이스로 덮인 도로는 방어할 겨를도 없이 말 그대로 눈 뜨고 당한다. 이번 합천 국도에서의 사고도 마찬가지다. 안전거리를 지키지 않았다면 그야말로 속수무책이다. 한 번 미끄러지기 시작하면 이렇다 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도로 위 '침묵의 암살자' 블랙 아이스에 대한 위험성에도 말처럼 쉽지만 않다. 운전자라면 알겠지만 블랙 아이스 자체가 잘 안 보이고, 막상 겪어보면 대처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운전자는 물론 도로관리에 대한 안전 부주의까지 더하면 예견된 사고나 다름없다. 7명이 숨지고 32명이 다친 상주-영천 고속도로 연쇄추돌사고가 그렇고, 이번 경남 합천 국도 41중 추돌사고 역시 겨울철 도로안전 불감증이 불러온 결과다.

겨울철 도로안전에서 눈길이나 빙판길은 그나마 낫다. 처음부터 엉금엉금 길 수밖에 없기에 말이다. 하지만 블랙 아이스는 다르다.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것부터 그렇다. 기온이 영상이라도 블랙 아이스가 생길 수 있다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그러니 규정 속도를 지키는 것과 안전거리 확보는 절대적이다. 여기에 블랙 아이스 특성을 고려해 운전자 책임만 따지지 말고 겨울철 도로관리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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