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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톡] '사람'에 대해 높은 이상을 갖지 말라, 채움과 비움의 균형

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김의화 기자

김의화 기자

  • 승인 2020-01-10 00:00
어느 날 꿈의 내용이다. '남사친('남자 사람 친구'의 약어)이 나왔다. 남사친이 일과 관련된 관계자 세 명을 소개시켜주었다. 그들은 나름대로 목에 깁스를 할 정도의 사회적 위치가 있었다. 그러나 인성은 꽝이었다. 남사친은 다른 차로 다른 일을 보러갔고 내가 세 명을 데리고 운전하고 있는데 분명 내 차선이었는데, 높은 고가를 넘었는데, 앞에서 차들이 내 앞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너무 놀란 나머지 소리를 질렀고, 급 브레이크를 밟았다. 모두 무사했다. 남사친에게 전화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꿈에서도 '내가 교통사고가 났다고 해도 눈 하나 깜박이지 않을 친구' 라는 생각에 연락을 하지 않았는데, 뒤에서 경찰차가 왔다. 그리고 그 세 명은 나에게 엄청 욕을 하고 등을 돌리며 사라졌다.'

꿈을 통해서 알게 된 사실은 이렇다. 지금까지 친구라고 생각했던 '친구'가 아니었다는 것을, '친구'라는 이미지에 엄청난 환상을 가지고 살았음을 인정하는 순간이었다. 나름의 꿈을 해석한다. 첫 번째는 자신은 인성을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친구'란 의미를 높이 평가했는데 이젠 '친구'라는 개념이 바뀌었다는 것, 세 번째는 교통사고가 나지 않는 것은 내가 길을 잘못 가고 있음을 알아차렸음의 반응이었다. '잘못 가고 있다'라는 것은 사람관계를 의미했다. 현재에는 사람관계에서 자신이 원하는 방향이 아닌 흐름대로 따라가고 있음을 알아차렸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선(善) 즉 양심, 도덕성을 중요시 한다는 것이다. 선하지 않는 사람들은 내가 끊어내지 않아도 그들이 스스로 멀리 해준다는 사실이다. 그러니 외로워하지 말자. 부담을 느끼는 관계는 멈추게 된다는 교훈적인 꿈의 해석이었다. (꿈의 해석은 매우 개인적이며 주관적임을 잊지 마세요.)



그 꿈의 시작은 이랬다. '사람'에 대해서, '친구'라는 추상적인 단어에 대해서 '이상화 전이'를 시켰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의 꿈이었다. '사람'이면 무조건 믿고 좋아했다. '친구'라면 무조건 행복했다. 성선설을 믿었던 것이 그들을 믿고 좋아하게 된 밑바탕이기도 했다. 이상화 전이라는 것은 유아가 양육자를 완벽한 사람으로 지각하는 것이다. 그렇게 이상화 시킨 대상 안에서 자신의 행복이 존재한다고 믿게 된다. 그렇다보니 그들과의 관계가 분리되거나 깨졌을 때는 공허감을 느끼며 무력해진다. 공허감과 무력함이 두려워서 정말 분리시켜야 하는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계속 유지하려고 한다. 그 사실을 인정하고 벗어나려는 시점이었다. 영락없이 꿈에서 '지금 너의 상태가 그러하고, 그렇게 결심한 것이 잘 가는 것이다'임을 보여준 것이다. 홀로서기와 혼자 가는 길에 동반자가 있으면 좋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하다. 그리고 여행지가 바뀌면 동반자도 바뀌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다. 이상화 시킨 대상에서 벗어나야 자유로운 삶을 '나답게' 살 수 있음을 다시 일깨움을 받게 되는 꿈이었다.

우린 매일 조금씩 어른이 되어간다. 어른이 되어간다는 것은 참 설레는 일이다. 이 말의 의미는 채움과 비움을 반복함으로써 자신만의 그릇을 키워나간다는 말이다. 그 그릇의 의미는 내면의 성장일 뿐, 자만도 교만도 아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입되어도 변치 않는 것은 '진실'이 파묻혀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 '진실'은 자기반성을 하는 사람들의 몫이다. 그들에게 있어서 내면의 성숙은 상당히 중요하다. 그것이 바로 채움과 비움의 균형이다. 우리는 정서의 수준(공감의 정도), 에너지의 흐름(자생할 수 있는 힘)과 마음의 깊이(내면의 성숙도)에 따라서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동반자가 될 수 있다. 거기에는 필요충분조건이 있다. 탐욕과 욕망이 있는 마음은 절대금물이다. 인간은 믿음의 대상이 아니라 섬김의 대상일 뿐이다. 섬김의 자세에는 무단한 자기탐색, 자기성찰을 필요로 한다.

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박경은-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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