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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우한 폐렴 국내 첫 발생, 확산 막아야

최충식 기자

최충식 기자

  • 승인 2020-01-20 17:02

신문게재 2020-01-21 23면

모든 출발이 공항 입국장에서 시작된다는 말이 전염병에 딱 들어맞는 경우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첫 확진자가 국내에서 발생했다. 질병관리본부가 20일 우한 폐렴 감염을 공식 확인했다. 발원지인 우한시에 거주하는 중국인 여성으로 국내 첫 확진 사례다. 인천공항검역소에서 조기 발견·격리된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현재 격리병상에서 치료 중이지만 일단 발생한 이상 안심할 수 없다.

해외 신종 전염병이 국내에 들어오거나 발생하면 '주의'로 상향 조정하는 것은 매뉴얼에 있는 대응 수준이다. 공항에서 감염 승객을 식별하는 시스템을 보강해 고위험 병원균의 전파를 막아야 한다. 격리 환자를 공항에서 원격 진료하는 방안도 계속 추진할 필요가 있다. 전 세계 항공사들이 연간 약 40억회 이상을 운행하는 항공기는 가장 빠른 전염병 경로가 된다.



검역 단계에서 격리했지만 승무원 검역과 동승자 추적에 힘쓰고 지역사회 감시에 빈틈이 없어야 할 것이다. 중국이 별로 심각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우한 폐렴은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한 사스나 메르스급으로 추정되기도 한다. 영국에서는 중국의 과소집계 가능성까지 제기한다. 게다가 우한에 이어 베이징과 선전 등지에서 환자가 확인됐다. 태국, 싱가포르, 홍콩, 베트남 등에서도 발병이 속출하는 가운데 국내에서 터진 것이다. 모든 검역소에서 추가 유입 가능성에 대비해야 하겠다.

통제가 가능한 상황이라는 중국 당국의 주장을 더 믿을 수 없게 됐다. 중국은 지난해 12월 12일 발생한 우한 폐렴도 12월 31일에야 발표했다. 우리 역시 2015년 메르스 사태 때 의료현장의 무사안일로 큰 대가를 치른 적이 있다. 이제 전염병이 실제 상황으로 국내에 도래했다. 다른 지역으로 전파되면 '경계' 단계가 된다. 그 단계가 오지 않도록 24시간 비상 방역체제를 유지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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