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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신문] 다문화 감수성을 높여야 다문화도 지역사회에서 살 수 있다.

윤희진 기자

윤희진 기자

  • 승인 2020-02-19 10:14

신문게재 2020-02-20 10면

대전 중구에 거주하는 다문화 A 씨는 한눈에 봐도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다. 과거 영구임대 아파트에 입주할 기회가 있었지만, 한국어가 서툰 A 씨는 전화로 걸려온 입주 동의내용을 알아듣지 못해 입주하지 못했다.

관계기관에서는 A씨가 다문화인임을 알아챌 수 없었다. 이미 한국에 귀화하여 한글 이름을 갖고 있었고, 다른 가족구성원들의 연락처가 없었기에 확인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A 씨는 "한국은 정부가 운영하는 서비스를 이용할 때 신청 절차가 복잡하고 구비서류도 많아 이해하기 어려워요. 특히 저는 한국어가 서툴러 살아가기가 힘들어요. 다문화 통역사를 신청하여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통역사 신청도 절차가 있고 그 과정에서 한국어를 구사해야 해서 이용이 어렵죠"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다문화가정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사회의 변화'가 아닌 '개인이 변화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한계를 갖고 있다.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국가가 아닌 다른 국가에서의 생활과 적응은 매우 어렵다. 제도와 정책 마련 외에 다문화 개인과 가정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다문화 감수성 증진과 인권교육은 필수가 돼야 한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이러한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2018 국민 다문화 수용성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사회 전반적으로 다문화 관련 인식이 개선됐다고 보긴 어렵다. 다만 청소년들의 다문화수용성만이 상승곡선을 그린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은 어느 정도 이루어지고 있지만,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은 그렇지 않다는 얘기다.

중구에 거주하는 베트남 출신 김모(36) 씨는 "13년 전 처음 한국에 왔을 때보다는 사람들의 인식이 많이 좋아졌다. 하지만 더 좋아져야 한다. 그리고 우리 같은 외국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제도가 있어야 한다. 특히 한국말이 안 되는 외국인이 도움받을 수 있는 제도가 더 다양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단일민족 국가였던 우리나라'라는 표현도 이제는 옛말이 된 지 오래다. 세계가 하나가 되고, 나라와 민족이 어울려 함께 살아가는 다문화, 다인종 국가 시대에 우리는 개인이 가진 인권에 대한 존중과 문화 다양성에 대한 감수성 향상으로 수준 있는 시민의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김석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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