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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르포]대전 첫 확진자 거친 은행동.대전역 적막감 감돌아

주말이란 사실 믿기지 않을 정도로 을씨년…
확진자 방문가게와 인근가게도 폐쇄 이어져
시민 "우리 지역에 확진자 발생…두려움 배"

김소희 기자

김소희 기자

  • 승인 2020-02-23 17:30

신문게재 2020-02-2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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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뒤 첫 주말인 22일 오후에 대전역이 텅텅 비어 있다. 김소희 기자
지난 22일 오후 5시께 대전 중구 은행동 일대는 주말이란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적막감이 감돌았다. 22일 오전 대전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타나면서 도심 곳곳엔 불안감이 깃들어 있었다.

대전 첫번째 확진자는 중구 은행동 일대와 동구 자양동, 대전역을 방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기자는 발표된 동선을 따라 현장을 둘러봤다.

대전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뒤 처음으로 맞는 주말엔 일부 가게들이 줄이어 폐쇄를 했고, 시민들의 모습도 대폭 줄어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중앙로 지하상가로 들어갈 수 있는 입구는 모두 출입이 제한됐다. 출입통제안내문이 붙어 있는 걸 보니 재난 상황임이 피부로 와 닿았다.

으능정이 거리로 천천히 걷자, 확진자가 방문한 가게뿐 아니라 인근 가게들까지 폐쇄된 상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게다가 인근 한 가게는 코로나19로 인해 휴업을 하기도 했으며, 단축 영업을 하는 가게도 볼 수 있었다. 일부 가게 입구엔 코로나19 증상이 있는 분은 출입을 자제해달라는 안내문이 붙어있기도 했다.

한 카페 직원 A 씨는 "일을 하면서 주말에 이렇게까지 사람이 없었던 적은 처음"이라며 "확진자가 발생하고 나니, 고객 수가 평일보다 못한 수준이다"고 토로했다.

은행동을 거쳐 동구 자양동으로 향했다.

우송대부터 확진자의 동선대로 걷기 시작했다. 새벽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거리엔 사람이 없었다. 버스정류장에도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많아야 2명 정도였다.

은행동과 비슷하게 확진자가 다녀간 가게뿐만 아니라 인근 가게들도 문을 닫은 상태였다.

김연호(31·자양동) 씨는 "아침에 자양동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뉴스를 본 이후로 외출이 꺼려져 정말 필요한 상황이 아니면 밖으로 나가질 않는 중"이라며 "내가 사는 동네에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점에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이 배가 된 상태"라고 말했다.

평소 시민들로 붐볐던 대전역도 상황은 심각했다.

동광장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자마자 빈 의자가 곳곳에 보였다. 항상 유동인구가 많았던 대전역 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너무 한산한 탓인지 무거운 공기만 내려앉아 있는 것 같았다.

역에 방문한 시민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고, 곳곳에 비치된 손소독제를 사용하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김소희 기자 shk3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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