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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디세이] 바이러스는 정치를 모른다

서준원 정치학 박사

입력 2020-02-24 08:07   수정 2020-02-24 08:07

서준원사진(2)
서준원 박사
천하의 조조도 적벽대전에서 휘청거리고, 제갈량이 남만정벌에서 악전고투했던 것도 전염병 탓이었다. 적보다 더 무섭고, 전쟁과 기근보다 더 무서운 것이 전염병이다. 전염병 앞에선 정치도 종교도 그 어떤 인간의 신념과 의지도 무력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국 17개 시·도를 다 뚫고 들어갔다. 그간에 정부를 믿고 지켜봤던 국민은 당황스럽고 혼돈에 빠진 상태다.

이스라엘은 한국인 177명의 입국을 막았다. 중국인이 드나드는 한국이라면 여타 국가도 두려워하는 것이 당연하다. 우리 정부가 항의했다지만, 이건 자국민 보호를 위해서 외교적 차원이 아닌 의학적 차원의 입국금지 조치다. 여타 국가에서도 한국인 입국금지를 거론하는 중이다. 이러다간 우리 국민의 해외출입이 막힐지도 모르고, 우리는 국제사회에서도 고립무원이 될 것이다.

청와대에서 ‘짜파구리’를 언급하면서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파안대소하는 장면이 국민에게 어떻게 비칠까. 애초에 대한의사협회가 중국인 입국금지를 강력하게 호소했지만, 현 정권은 시진핑 방한을 염두에 두고 애써 모른 척했다. 누가 봐도 중국의 심기를 헤아리는 정치적 복선이 작동한 탓이다. 오히려 문 대통령은 국민은 안심하고 일상으로 돌아가라고 역설했다. 바이러스의 위력과 공포심을 정치적 포장으로 뒤엎는 현 정권의 교만과 무지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늘 그렇듯이 자유보수단체가 주말에 광화문 집회를 열었다. 경기도 의사협회장이 등단해 광장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역설했다. 이 와중에 박원순 서울시장이 나타나 해산을 촉구했다. 이럴 때일수록 이성을 갖고 차분하게 대응해야지, 상대를 건드리는 감정적 대처는 정치행위로 오해받기에 충분하다. 합법적 공권력도 명분과 설득력을 지닐 때 가치를 발하는 법이다. 목숨 걸고 광장에 나왔다는 군중이나, 이들을 설득한다고 나선 박 시장이나 모두가 냉철한 이성을 챙겨야 한다.

"이제 서울이 어려움에 처한 중국과 함께 합니다"라고 서울시는 일찌감치 외쳐왔다. 박 시장은 중국인 대학생들을 위한 물질적 지원과 배려를 언급하고 나섰다. 그런 그가 집회장에 가서 해산하라고 외친들 누가 수용하겠는가. 한술 더 떠 복지부 장관은 "중국인보다 중국을 다녀온 우리 국민이 더 감염시킨다"는 식의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 이런 정부를 어떻게 믿고 이 사태를 넘어설 것인가. 생명이 달린 중대한 사안임에도 강 건너 불구경 하듯이 대하는 인식과 태도가 참 한심하고 답답하다.

전염병은 과학적 접근으로 대처해야 한다. 어설픈 휴머니즘과 그럴듯한 정치적 행위로 포장되면 우리 국민의 생명은 허무하게 쓰러질 것이다. 곧이어 밀려오는 수만 명의 중국인 대학생들을 마냥 지켜만 볼 것인가. 연일 들어오는 중국인들을 또 어찌할 것인가. 안타깝게도 코로나19 발원지에 대한 인식과 강력한 대처방법을 모색하기엔 너무 늦었다. 이미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것이 중론이다. 늦었지만 우선 다급한 것은 중국인 입국을 막는 길이다. 이건 여기저기 눈치 보고 요행을 바라는 사안이 아니다. 질병관리본부와 청와대 참모들은 중국인 입국금지 조치를 문 대통령에게 강력하게 요청해야 한다.

지금은 온 나라가 비상시국이다. 대구와 청도, 신천지 교회만을 탓할 것이 아니다. 궁극적으론 정부의 초기 대응책 실패와 안일한 대처 탓이다. 뒤늦게나마 정부는 위기경보 단계를 현재의 '경계' 단계에서 최고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하고,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를 막기 위한 방역 대책을 강화했다. 바이러스는 세속적인 권위나 정치적인 제스처를 모른다. 우리는 그런 바이러스와 혈투 중이다. 연일 밤낮으로 역투하는 전국 의료진의 노고에 격려와 감사를 전한다.

서준원 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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