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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다문화 기고]모국어가 한 개여야만 하는 이유

이수복 우송대 언어치료청각재활학과장

박태구 기자

박태구 기자

  • 승인 2020-03-18 10:44

신문게재 2020-03-19 11면

이수복
모국어의 사전적 정의는 '태어나서 처음 습득하여 익힌 언어'를 말하며 제1언어라고도 합니다. 모국어가 한 개이면 단일언어 사용자이고, 두 개의 언어를 사용하면 이중언어 사용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문화가정 아동의 언어발달에 대한 선행연구들은 이중언어 환경이 잘 조성되면 아동의 언어발달에 특별한 영향을 주지 않고 인지적 부담도 확인되지 않는다고 보고합니다. 이러한 이중언어 환경에서는 언어습득 초기에는 조음정확도나 유창성면에서 단일언어 사용자보다 낮은 수행력을 보이지만 연령이 증가하면서 사라진다고 합니다.



그러나 국제결혼이 대다수인 우리나라 다문화가정의 특성상 우리나라 다문화 가정아동들은 자연스런 이중언어 환경에서 자라는 것이 아니고, 한국어가 모국어가 아닌 어머니를 주 양육자로 삼아 어머니의 모국어는 배제하고 한국어를 제1언어로 학습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중국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 태어난 준혁이는 제1언어로 한국어를, 제2언어로 중국어를 사용할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준혁이는 어머니와 어머니의 모국어인 중국어로 원활히 소통할 수 없고 그러다 보니 한국어도 중국어도 제대로 습득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따라서 언어 자극의 양적, 질적 측면에서 이중 언어가 아니라 단일 언어 학습환경으로도 크게 부족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빈약한 언어자극이나 사회적 성취의 경험 부족은 다문화가정 아동의 초기언어발달부터 지연되고 연령이 증가하여도 단일언어 아동과의 언어발달 격차는 줄어들지 않게 되고 이러한 경향은 학령기 학업의 어려움으로도 연결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언어발달 초기에는 주 양육자인 어머니와 어머니의 모국어로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 아이의 언어, 인지, 정서발달에 중요합니다. 어머니의 모국어로 아이의 언어습득이 제대로 된 후에는 제2언어도 모국어 수준으로 습득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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