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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연 비정규직 임금 삭감, 정규직 전환 방식 압박 수단?

비정규직 월급 6~40만 원가량 줄어들어 논란
연구원, 직종 간 형평성·예산 문제 등 거론 불구
논리 맞지 않아… 과기정통부, 현장 조사 예정

임효인 기자

임효인 기자

  • 승인 2020-03-25 17:46

신문게재 2020-03-26 6면

표준연 KRISS_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하 표준연)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 임금이 많게는 40만 원가량 삭감되면서 정규직 전환 방식을 둘러싼 노동자 압박용이란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연구원 측은 노동자 임금 삭감 이유에 대해 직종 간 형평성과 예산 문제 등을 거론하지만 노동자들은 비상식적인 처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2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등에 따르면 올해 표준연 경상비는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이다.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지급되는 임금은 경상비에서 지출하는데 이 금액에 큰 변동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표준연은 예산 문제를 이유로 용역업체와 계약 연장과정서 금액을 축소했다.

미화·경비·시설 3개 직종 간 형평성을 위해 임금을 조정한다는 표준연의 논리에 대해서도 노동자들은 반발하고 있다. 처우를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형평성을 맞추는 게 일반적인데 역행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노동자들 사이에선 이번 임금 삭감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방식에서 노동자를 압박하는 수단이란 시각이 짙다. 연구원은 공동자회사 방식을 선호하면 반면 노동자들은 연구원의 직접고용을 주장하면서 입장이 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한 노동자는 "지난 원장 체제에서 결론을 내지 못하면서 그에 대한 보복성으로 임금을 깎은 것"이라며 "앞으로 진행할 정규직 전환 방식에서 유리한 조건을 만들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표준연은 이 같은 시각에 대해선 전면 부인했다. 신임 박현민 원장 체제에서 정규직 전환 방식을 놓고 노동자와 협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표준연 관계자는 "정규직 전환을 놓고 일부러 노동자를 압박하려는 의도는 없다"며 "기관 차원에서 합리적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조만간 현장 확인을 실시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정규직 전환을 논의해야 하는 시점에서 노동자 처우가 악화되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다"며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는 과정에서 연구원이 제시한 서류로만 확인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돼 현장에 방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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