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계룡산 국립공원 수통골은 코로나 청정구역?

마스크 착용 안내하는 공원 직원 한명 없어
유명 꽈배기 사기 위해 20-30m 줄 이어져
마스크 벗고 미끄럼틀 타는 아이 사진 찍는 부모

이현제 기자

이현제 기자

  • 승인 2020-03-29 12:07
  • 수정 2020-03-29 12:07

신문게재 2020-03-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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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마스크도 없이 '사회적 거리 두기' 안 되는 계룡산 국립공원 내부.
3월 28일 오후 3시. 벚꽃 개화 소식을 알린 계룡산 국립공원을 찾았다. 한밭대학교 정문을 지나 수통골로 올라가는 다리에서부터 차들은 밀리기 시작했다. 정체된 차들 뒤로 줄을 서서 수통골 공영주차장까지 올라갔다.

주차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없는 여느 봄날 주말과 다름없이 '만석'이었다. 주차 공간 한 자리 나기 무섭게 줄지어 있던 차들의 선점 싸움이 시작됐다. 화장실 앞 이중주차 문제로 이용객들 간 언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답답한 마음에 마실 나온 심정을 이해하는바, 마스크 착용 등 최소한의 감염 안전수칙은 잘 지키고 있겠지라는 작은 기대를 다시 붙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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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으로 가득한 수통골 진입로 일대.
차를 돌려 멀찍이 주차하고 마스크, 장갑, 모자까지 쓰고 수통골 방향으로 걷기 시작했다. 처음 보인 장면은 한 컨테이너 상점 앞으로 20~30m 정도 되는 줄이었다. '약국인가?'라는 생각으로 다가가 보았는데, 꽈배기 파는 곳이었다. 앞뒤로 다닥다닥 붙어있는 모습들에 숨이 막혔다.

마스크조차 하지 않은 등산객과 부모와 함께 산책 나온 아이들. 해맑은 아이들은 마스크를 빼고 머리 위로 돌리며 그 줄 사이로 뛰어다니고 있었다. 그래도 공원 안은 조금 다르겠지란 생각에 정문을 지나 조금 더 올라가 봤다.

마스크 착용은 다른 나라 얘기였다. 가래침 뱉는 등산객, 옆 식당에서 물로 입을 헹구며 나오는 아저씨, 미끄럼틀에서 마스크도 없이 다 같이 미끄럼틀 다는 아이들, 또 그 모습을 사진 찍고 있는 부모들까지. 마스크만 안 하면 다행이란 생각이 절로 나오는 모습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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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파로 가득한 계룡산 국립공원 내부.
그런에도 공원 입구엔 오피스텔 광고지를 배포하는 이들만 있고, 직원 한 명 보이지 않았다. 마스크 착용 등 기본 위생수칙이라도 지킬 수 있도록 안내하는 직원이라도 한 명 있었으면 어땠겠냐는 아쉬움이 남았다.

마스크 없이 산행을 마치고 내려오는 한 등산객에게 마스크를 왜 착용하지 않았는지 묻자, "산이고 밖이니까 공기 좋아서 괜찮아요"라고 말했다.
이현제 기자 gusw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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