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돌봄휴가제 대부분 직장인 활용 꺼려...회사 눈치 탓

자녀의 개학 연기 등 어쩔 수 없이 쓰는 휴가에도 회사선 눈치주기 일쑤
경제계 "코로나19 특수상황만큼 대화로 잘 해결해야"

신가람 기자

신가람 기자

  • 승인 2020-03-31 17:05
  • 수정 2020-03-31 17:05

신문게재 2020-04-01 6면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2
사진=연합뉴스 제공
올해부터 ‘가족돌봄휴가제도’가 도입된 가운데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제도 활용을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에 따라 학교 개학연기 등으로 자녀 돌봄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기지만, 회사 상사나 동료가 눈치를 주는 분위기가 여전한 탓이다.

31일 대전지방노동청에 따르면 '가족돌봄휴가'는 올해부터 도입된 제도로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연차휴가와는 별개로 만 18세 이하 자녀를 돌봐야 할 일이 생기거나 가족이 질병 또는 사고를 당하면 매년 10일까지 쓸 수 있다.

현재 코로나19 사태로 전국 모든 보육시설, 유치원, 학교가 개학을 연기함에 따라 고용노동부에서 지원 중인 '가족돌봄휴가' 긴급제도를 신청하는 인원도 증가하는 상황이다.

지난 26일까지 대전, 충남, 충북, 세종지역에서 가족돌봄휴가비 지원 신청한 건수는 3122건으로 집계됐다.

애초 무급 휴가였지만 코로나 사태가 터지고 지난달 말 정부가 1인당 하루 5만원씩, 최대 5일(25만원) 특별지원금을 주겠다고 발표한 게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코로나19로 인한 특수상황에도 불구하고 일부 기업에서는 인력난으로 인해 '가족돌봄휴가'를 쓰는 것을 머뭇거리고 있다.

서구 둔산동의 한 회계법인에 다니고 있는 이 모씨는 "초등생 자녀가 개학 연기로 인해 돌봐줄 사람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쓰는 휴가에도 회사에선 '지금 다 같이 힘든데 너만 자식 있느냐'는 등의 핀잔만 들었다"며 "상사들이 대놓고 눈치 주기 일쑤라 돌봄휴가를 내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서구 가장동의 한 기업에 근무하고 있는 서 모씨도 상황은 비슷하다.

서 씨는 이달 중순부터 자녀 돌봄 상황이 여의치 않자 '가족돌봄휴가'를 사용하기로 했다가 불이익이 있을 까봐 보류했다.

규정대로라면 회사는 경영상 중대한 사유가 있을 경우를 제외하고 재직자가 '가족돌봄휴가'를 신청하면 의무적으로 받아줘야 한다. 이를 어길 경우 최대 50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으며 제재가 취해지지만, 현실에서는 직장 내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지역사회 시민들이 코로나19로 인해 많이 예민한 상황이고, 회사 측에도 인력난으로 많은 애로사항을 겪고 있다"며 "회사 측과 고용자 간 입장 차이에 관해서는 심도 있는 대화 및 협의를 통해 조율해야 한다"고 전했다. 신가람 기자 shin9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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