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해지는 교통사고 청소년범죄… 다시 고개든 형사미성년 하향

대전서 19세 이하 교통사고 발생 매년 100여건 이상
렌트카 훔쳐 도주중 낸 사고로 오토바이 운전자 사망
가해자들 14세 미만 '촉법소년'으로 형사처벌 불가

이현제 기자

이현제 기자

  • 승인 2020-04-01 18:07
  • 수정 2020-04-01 18:07

신문게재 2020-04-02 6면

지방청
대전에서 10대들이 렌터카를 훔쳐 사망사고를 내는 등 청소년 범죄가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청소년 범죄 대책인 형사미성년 연령 하향에 대한 목소리가 다시 나오고 있다.

대전경찰청에 따르면, 19세 이하 미성년이 교통사고를 일으킨 건수는 2017년 161건, 2018년 118건, 2019년엔 138건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이유에선지 교통사고 사망자 수도 2018년 16명에서 2019년엔 18명으로 2명이나 늘었다.

가장 최근인 지난 3월 29일 자정이 조금 지난 새벽 00시 01분쯤, 대전 동구 성남네거리에서 신호위반을 한 렌터카와 배달 오토바이의 사고로 오토바이 운전자가 사망했다. 피의자들은 모두 8명으로 서울서 문이 열린 상태의 렌터카를 훔쳐 대전까지 몰고 와 사고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사고를 낸 8명은 만 13세와 12세로 모두 형사처벌을 할 수 없는 만 14세 미만의 형사미성년이다. 반면, 사망한 A 군은 올해 대학에 입학한 새내기로, 부모의 허락을 받고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에 변을 당해 주변의 안타까움을 샀다.

앞서 지난해 2월에도 무면허 미성년자가 고급 스포츠카를 빌려 운전 중 사망사고를 내기도 했다.

피의자는 무면허이지만 타인 명의로 공유차량 앱을 통해 빌린 머스탱 차량을 빌렸고, 중앙선을 침범하는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인도를 걷던 연인을 치었고, 여성은 숨졌다.

사고를 낸 피의자는 만 17세(당시)로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구형은 단기 4년과 장기 5년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단기형을 마친 뒤 출소 여부가 결정된다.

미성년자 교통사고가 끊이지 않고, 범죄 연령이 점차 내려가고 있어 형사미성년에 대한 기준도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대전경찰청 관계자는 "과거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이 저지를 거라고 생각도 못 한 범죄가 일어나고 있다"면서 "범죄 연령이 내려가는 만큼 처벌 연령도 하향하는 게 당연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선 아이를 처벌하는 문화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법무부도 2018년부터 연령 기준을 만 14세에서 만 13세로 낮추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추진했고,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들이 제출됐다. 하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법안 검토가 진행됐으나, 추후 재논의로 결정된 바 있다.

한편, 만 10세 미만은 범법소년으로 형사상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으며,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은 촉법소년으로 형사처벌이 아닌 소년법상 보호처분 등을 받는다.

이현제 기자 gusw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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