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소부장 특별법 시행이 갖는 큰 의미

  • 승인 2020-04-01 17:10
  • 수정 2020-04-01 17:10

신문게재 2020-04-02 23면

코로나발 경제 악화로 발 묶인 소재·부품·장비 산업이 이제 활기를 띠게 됐다. 1일부터 시행된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를 위한 특별조치법(소부장 특별법)은 우리에겐 각별한 법이다. 일본 수출규제의 아픔을 약으로 만들 모법(母法)이기 때문이다. 내년 일몰 예정이었지만 지난해 20년 만에 손질했다. 상시법 전환으로 소부장 산업 기본법처럼 격상된 것 자체가 의미 있다.

우선순위를 보자면 일본에 허를 찔린 반도체 핵심 3개 품목의 집중 투자와 자립이 당연히 급하다. 그런데 규제 품목에서 보듯이 일본의 주력은 기능성 화학제품에 현저히 쏠려 있다. 우리는 특정 품목을 넘어 소재·부품에서 장비까지 손에 잡히는 성과를 내야 한다. 일본이 부러워하는 소부장 생태계 조성은 경제전쟁에서 극일하는 길이기도 하다.

특히 올해는 2조1000억원의 특별회계가 투입된다. 들인 돈 이상으로 기술개발과 기반 구축의 확실한 원년으로 만들어야 한다. 시야를 넓혀 소부장 선진국 독일 등과 손잡을 때도 지금이다. 유례없는 감염병 국면에서 자동차 부품 등 여러 면에서 소부장 산업의 중요성이 확인됐다. 국내 완성차 공장의 조업이 한때 중단되면서 공급처 다변화와 국산화가 새롭게 숙제로 주어졌다. 소재와 부품, 장비의 국제 분업망이 흐트러진 마당에 일본 탓, 중국 탓은 소용없게 됐다.

코로나19 사태는 소재·부품 국외 의존의 위험성을 보다 광범위하게 보여줬다. 원자재 부족으로 생산중단(셧다운) 위기에 몰린 마스크 MB필터가 그러한 경우다. 반도체 소재를 비롯해 어떤 분야에서건 내수 의존도를 줄이고 수요·공급기업 간 협력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흔들리지 않는 소부장 생태계 조성에서 범부처 컨트롤타워인 소부장 경쟁력강화위원회가 존재감을 보일 차례다. 소부장 기술 이전 등 중소기업 혁신 역량을 지원할 지방중기청의 역할도 작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