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있는 인권상식] 청각장애인에겐 렌터카 대여 불가?

이현제 기자

이현제 기자

  • 승인 2020-04-02 09:18
  • 수정 2020-04-02 15:19
청각장애 차량 스티커
청각장애인 차량임을 알리는 스티커(좌)와 사각지대 시야 확보를 위한 볼록거울(우).
Q. 청각 장애인에게 차량을 빌려주지 않은 렌터카 업체, 인권침해를 한 것일까?

# 결론부터 말하면 청각 장애인에게 차량을 대여해주지 않은 충남의 한 렌터카 업체 대표는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향후 유사한 사례의 재발 방지를 위해 대책을 수립하고, 인권교육 수강할 것을 권고받았다.

이 사건으로 인해 국토교통부 장관과 전국 시·도지사도 교통약자가 자동차 임차 과정에서 비슷한 차별을 당하지 않기 위한 자동차 대여 사업자에 대한 지도와 감독을 강화하도록 권고받았다.

손말이음통신서비스
손말이음통신서비스 제공 방식(제공=손말이음센터)
상황은 이랬다. 2종 보통 운전면허증을 가진 청각장애인 A 씨는 청각장애가 있는 사람과 비장애인이 통화할 수 있게 하는 '손말이음통신중계서비스'를 이용해 한 렌터카 회사와 전화 상담을 했다.

차량 대여를 요청했지만, 렌터카 측의 대답은 '불가'였다. 장애인용 차량도 없으며, 몇 해 전엔 청각 장애인에게 차량을 대여해줬다가 낭패를 당한 적이 있어 차량 대여가 불가능하다는 답을 들었다. 당시 청각 장애인 대여자가 사이드브레이크 경고음을 듣지 못해 차량 수리비와 함께 회사 보유 전체 차량의 보험료 할증이 붙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A 씨는 청각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차량 대여를 거부한 것은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인권위 장애인차별시정위원회는 "특수제작되거나 승인받은 자동차를 운전해야 하는 신체장애와 달리, 청각장애의 경우는 보조수단인 사각지대 볼록거울만 부착하면 된다"며 "렌터카 업체의 장애인을 위한 별도의 차량은 보유하지 않아 대여할 수 없다는 주장은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청각 장애인이 비장애인보다 운전미숙 또는 교통사고의 비율이 높다고 볼 객관적인 증거도 없고, 계기판의 경고등이나 차량 진동 등을 통해 차량 상태를 충분히 인지할 수 있다"고 했다.

현재 소리를 전혀 듣지 못하는 청각 장애인도 1종 보통, 2종 보통의 모든 운전면허증 취득이 가능하다. 다만, 1종 대형과 특수 면허의 경우엔 보청기 사용 시 40db 이상의 소리를 들을 수 있어야 한다는 신체검사 상의 조건이 있다.

또 안전을 위해 청각 장애인이 운행하는 차량임을 알릴 수 있도록 청각장애인 표지를 부착하고, 사이드미러 시야를 위해 볼록거울까지 달아야 한다.

제공=국가인권위원회 대전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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