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초유 온라인 개학… 교사들 고충 커진다

실시간 쌍방향 화상수업 프로그램 활용 어려워
카메라·마이크 기능 갖춘 스마트기기 지원 부족
특수교사·예체능교사 등 별도지침 요구 목소리도

고미선 기자

고미선 기자

  • 승인 2020-04-05 18:24
  • 수정 2020-04-05 18:24
원격2
세종시의 한 교원이 원격 수업 플랫폼 활용 연수에 참여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앞둔 가운데 일선 교사들의 고충이 커지고 있다.

학생들의 건강이 최우선인 만큼 교육부와 교육청의 결정과 지시를 따라야 하는 것은 알고 있지만, 준비되지 않은 시스템에 대한 부담을 교사에게 떠넘겨선 안 된다는 목소리다.

세종지역 학교는 오는 9일 고3, 중3부터 순차적 온라인 개학을 한다. 원격수업이 정규수업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교사들은 개별 상황에 맞는 수업준비를 해야 한다.

이에 세종시교육청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3일까지 4일간 초·중·고·특수학교 교원 4076명을 대상으로 원격수업 플랫폼 활용 연수를 진행했다.

당장 1주일 뒤부터 온라인 수업이 시작되는 만큼 현장 교원들의 기술 숙달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원격 수업 중 가장 까다로운 것은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다. 플랫폼을 활용한 화상 수업으로 학생들의 참여를 끌어내는 것이 관건이지만, 수업에 활용하는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ZOOM)을 능숙하게 다룰 줄 아는 교사는 많지 않다.

중3 교사인 A 씨는 "출결 체크도 해야 하고 SNS로 질문도 받고, 평가도 해야 하는데 막막하다"며 "교사뿐만 아니라 학생들 역시 실시간 영상 스트리밍 방식 수업에 익숙하지 않기에 일단은 한 방향 콘텐츠 제공이나 과제형 수업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온라인 수업의 문제점을 토로했다.

중학교 교사 B 씨는 "줌은 카메라와 마이크 기능을 갖춘 노트북 등 스마트 기기가 필요하지만, 교사와 학생 모두 장비를 갖추기는 어렵다"며 "쌍방향 수업이 가능한 시범학교와 불가능한 학교와의 교육격차 발생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초등 저학년과 장애 학생들의 온라인 접근성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집중력이 부족한 아이들을 제대로 수업을 듣게 할 수 있을지, 맞벌이 부모의 아이들이 혼자 기기작동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특수교사들의 경우 언어치료나 미술치료 등 온라인 수업이 어려워 방문교육이 검토되는 상황이다.

특성화고, 예술고 등 실습과 실기가 필요한 과목의 온라인수업도 문제다. 실제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글에 공감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음악교사 C 씨는 "예체능 학생들은 실기시험으로 대학을 가는데 온라인으로 이론수업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되겠느냐"면서 "특수한 상황에 따른 별도 지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교사와 학부모들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좀 더 일찍 온라인 개강에 대한 대비책과 매뉴얼을 만들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감염병 확산을 막고자 온라인 수업을 하면서 교육부가 그 책임을 교사와 학부모에 떠넘기는 것은 아니냐는 지적이다.

지역 교육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 학생들의 학습결손을 막기 위한 교사들의 고충이 커지고 있다"며 "아이들이 온라인 수업 환경에서 겪게 되는 한계로 좌절되지 않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세종=고미선 기자 misunyda@

기자의 다른 기사 모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