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제보] 세종교육청 고교 배정 오류, 중앙행정심판위원회 재결 1년 넘게 보류 왜?

평준화 후기고 신입생 배정 취소 등 행정심판 제기
'청구 60일 이내 재결' 규정 불구 1년 2개월 보류
청구인 "행정심판 본연 목적 회피… 업무방식 개선 필요"

김성현 기자

김성현 기자

  • 승인 2020-04-05 17:37
  • 수정 2020-04-05 17:37

신문게재 2020-04-06 5면

행정심판
세종시교육청의 고교 신입생 배정 오류 문제로 일부 학부모들이 행정심판을 제기한 가운데, 중앙행정심판위원회가 해당 사건의 재결을 1년 넘게 지연해 학부모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피청구인 또는 위원회가 심판청구서를 받은 날부터 60일 이내에 재결해야 한다'는 규정에도 불구하고, 기간을 훌쩍 넘기면서 국민의 신속한 권리구제를 위해 도입된 행정심판 제도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해당 사건의 청구인들은 지난해 2월 ‘세종시교육청의 평준화 후기 고교 배정 1차 발표에 대한 고교 배정 취소’는 부당하다며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심판을 제기했다.

행정심판은 위법한 처분에 대한 구제만 가능한 행정소송과는 달리 위법 또는 부당한 처분에 대해서도 구제할 수 있도록 해 국민의 권익을 구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된 제도다. 행정소송에 비해 절차가 간편하고 신속하게 처리되는 게 장점이다.

행정심판법 제45조 제1항은 '재결은 제23조에 따라 피청구인 또는 위원회가 심판청구서를 받은 날부터 60일 이내에 하여야 한다. 다만, 부득이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위원장이 직권으로 30일을 연장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규정에도,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1년 2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재결하지 않은 채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청구인 A 씨는 "지난해 2월 행정심판을 제기한 이후 지속적으로 재결을 요구해왔다"며 "요구에 못 이겨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지난 3월 24일 심리기일을 지정했다가 코로나로 일주일 연기한 후 뚜렷한 사유 없이 재결을 또다시 보류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심판청구일로부터 13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재결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이는 행정심판법에서 정한 재결 기간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 씨 측 변호인은 "국민의 신속한 권리구제와 행정기관에 의한 행정활동의 자율적 통제라는 행정심판 본연의 목적을 회피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의 잘못된 업무처리 방식에 대한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중앙행정심판위원회 관계자는 "판단을 미루는 건 아니다. 2019년도에 많은 사건이 있었고, 직원 1명이 여러 사건을 맡다 보니 지연되고 있는 것일 뿐"이라며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1월 11일 세종시 고교배정 1차 발표로 시작됐다. 당시 세종교육청은 지역 후기고 입학예정자 2775명에 대한 신입생 배정 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30여분 만에 외국어고와 국제고, 자사고 등 109명의 합격자 체크 부분을 배정 시스템이 읽지 못해 이들을 평준화 후기고 신입생으로 중복 배정하는 오류가 발생했다며 취소했다.

이어 2차 배정 결과도 발표했지만, 애초 1지망에 합격한 학생 195명은 후순위로 지망한 학교에 배정되거나, 지망하지 않은 학교로 배정됐다. 세종교육청은 곧바로 1월 18일 최종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했다가 하루 전날인 17일 신입생 195명에게 구제정책을 발표한 부분에 '법률 위반 소지를 검토하겠다'며 최종 배정결과 발표를 잠정 보류한 바 있다.

이에 학부모들은 대전지법에 신입생 배정 취소처분 등 취소소송을 제기하고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김성현 기자 larcz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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