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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누구든지 큰 산불을 낼 수도 있다.

박종구 기자

박종구 기자

  • 승인 2020-04-07 11:56
김승환
김승환 회장
"코로나19" 사태로 올해에는 그 아름다운 꽃들을 기다릴 여유가 없어서인지 마스크 너머로 보이는 표정이 너나나나 할 것 없이 그리 반갑지만은 않은 듯하다.

지난 3월 19일 태풍에 맞먹을 정도의 강풍 속에 발화된 울산광역시 울주군의 산불은 지난해 강원도 고성, 강릉산불을 떠올리게 해 가슴을 철렁하게 했다. 이 불로 축구장 280개 크기(200여ha)에 달하는 애써 가꿔온 소중한 산림이 잿더미로 변하였고, 그 이후에도 50여건의 크고 작은 산불이 연일 발생하고 있다. 올 4월에는 국회의원선거가 있는데, 산림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걱정이 클 것으로 생각한다. 바로 "선거가 있는 짝수 해에 큰 산불을 많다."는 징크스에 가까운 말 때문이다. 선거가 있는 짝수 해에 유난히 큰 산불이 많이 발생하여 생긴 말인데,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재난성 대형산불 중 규모가 가장 큰 동해안산불(23,794ha)과 두 번째 규모인 고성산불(3,762ha)은 국회의원선거가 있었던 2000년과 1996년, 세 번째 규모인 청양?예산산불(3,095ha)도 전국동시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가 있었던 2002년 등 모두 짝수 해에 발생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10년 동안(2010~2019) 총 4,399건(연평균 440건)의 산불이 발생하여 축구장 12,000개 크기와 맞먹는 8,570ha(연평균 857ha)의 산림을 잿더미로 바꿔놓았다.



한평생을 살면서 한건의 산불을 내지 않으신 어르신께서 80이 넘어서 낸 단한건의 산불을 끄려다가 연기에 질식되어 사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누구든지 방심하고 산림주변에서의 소각행위나 산림 내에서 취사 등 불을 피우는 위험한 행위를 하면 큰 산불을 낼 수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에서 강원도 산불피해 복원지의 생태계 변화를 20년간 모니터링한 결과에 따르면 산불이 난 후 복구까지 어류는 3년, 조류는 19년, 식생 및 경관 20년 야생동물은 35년, 토양은 100년 이상의 긴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한국산불방지기술협회에서는 산불감시원, 산불전문예방진화대 등 산불종사인력의 산불예방과 진화역량 향상을 위한 전문교육과 지역주민, 학생 등에 대한 산불예방 교육을 실시해오고 있다. 올해는 2월부터 감염자가 발생하기 시작한 "코로나19 사태"로 2월 하순부터 교육을 전면 중단한 상태이다.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우리의 금수강산은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소모품이 아니라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공유물이다.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 "금모으기 행사"에 전 국민이 동참하고, "코로나19 감염증" 해결을 위해 대구로 달려가 이마에 상처가 생기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을 희생하는 것이 우리의 핏속에 흐르는 민족정신이라 생각한다. 오는 4월 15일 제21대 총선과 "코로나19" 수습을 위한 행정력의 분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선거가 있는 짝수 해인 2020년은 산림업무 담당공무원의 마음속 깊이 갇혀 있는 징크스 같은 우려를 말끔하게 씻어낼 수 있도록 산불예방에 힘을 보태주시길 온국민들께 부탁드리면서 큰소리로 외쳐본다. 누구든지 큰 산불을 낼 수도 있다고.....

한국산불방지기술협회 충남지회장 김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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