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을 보는 예술적 성취… 허상욱 시인 '시력이 좋아지다' 발간

사람살이의 구체적인 면면바라보는 따뜻한 눈
"존재를 탐구하는 미쁜 시인" 문단계 극찬도

이해미 기자

이해미 기자

  • 승인 2020-06-01 10:20
  • 수정 2020-06-0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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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력을 잃고 시를 쓰는 즐거움을 알았다."

후천적 병고에 의해 시각장애인이 된 시인 허상욱이 세 번째 시집 '시력이 좋아지다(애지)'를 펴냈다.

이번 시집은 구체적이고 끈끈한 삶의 편린에 천착해왔던 기존 문학 세계에서 벗어나 자연의 이미지와 사람살이의 구체적인 면면을 들여다보고 있다.

흐릿하게 시선으로 발견한 서정적 감각은 생명의 빛으로 치환된다. 이는 화려한 수사의 언어 대신 독자와 호흡하려는 작가의 의지가 보이는 맥락이다.

허상욱 시인의 시는 누구보다 각별하게 귀를 기울이고 세상의 통증을 어루만지는 촉수다. 그가 겪은 역경은 환한 위무의 언어로 발화돼 독자는 술술 그를 둘러싼 모든 것을 특별하게 느낀다.

추천사를 쓴 이은봉 대전문학관장은 "허상욱 시집은 사물의 시가 돋보인다. 시집이 지니고 있는 예술적 성취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며 "사물의 시에서 생생한 자연의 이미지를 통해 사람살이의 구체적인 면면을 발견하고 있는 모습이 특히 미쁘다"고 분석했다.

이어 "허황`된 관념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오늘의 시단에서 구체적인 존재자를 통해 깊이 있는 존재를 탐구하고 있는 허상욱 시인의 시집을 만날 수 있어 반갑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허상욱 시인은 "나는 캄캄한 내 몸속에 갇혀 있다. 출구도 없고 불빛도 없다. 보아주는 이도 하나 없다. 일순, 어린 안개가 새벽처럼 인다. 그 흐린 것을 향해 나를 풀어낸다. 희부연 저 너머로 내 시력이 천천히 회복되고 있다"고 독자들에게 메시지를 남겼다.

한편 허 시인은 2015년 계간 '시선'으로 등단했고, 시집 '니가 그리운 날', '달팽이의 집'이 있다. 현재 대전점자도서관 시 문예창작 강사로 활동 중이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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