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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바위를 뚫고 사는 소나무

밤별 박재봉

김의화 기자

김의화 기자

  • 승인 2020-06-29 17:14
  • 수정 2020-06-29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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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를 뚫고 사는 소나무
     -1999년 5월23일 동학사에서 갑사로 가는 길에

계룡산 장군봉을 향해 올라가는 좌측에
바위를 뚫고서 우뚝 솟은 청청한 소나무,
자생력 깊은 뿌리 그 얼마나 강했으면
그 육중한 큰 바위가 직선으로 금이 갔을까?
끈질긴 백의민족 사랑받은 으뜸 소나무
보리고개 시절 어머니 손잡고 송화 따던 향수,
역경에 처하면 어려울수록 용기가 샘솟고
난관에 닥치면 기회라고 도전하는 너!
만고풍상 인고의 눈물 가슴으로 삼키면서
일편단심 피와 땀으로 오직 분발하였기에
과연 너에게 시련은 있어도 실패란 없었구나,
그것도 등반이라고 땀흘리며 헐떡이는 순간
아무런 자극도 없이 헛되게 살아온 나날
때때로 외롭게 괴롭네 푸념하던 생각에
새삼 자신도 모르게 절로 작아지는 내 모습
바위 속에 뿌리내려 굳세게 살아가는 소나무여!
세월의 나이테 안으로 감아 역사는 모를망정
바위를 뚫고 사는 푸른 소나무는 우리의 기상,
지금 네가 사는 참모습 보지 못하는 자에게도,
너의 심장에 고동소리 듣지 못하는 자에게도
네 앞에 고개 숙인 나마저 너의 정기 주는구나.
너는 나의 멋이로되 내 생활에 등불이요
너는 나의 희망이되 내 의지에 우상이라
비록 살아온 날들보다 살아갈 길이 짧은 여생,
항상 나를 이긴다는 자세로 마음의 창 열고
내가 힘들 때 너를 의식하는 생이 되기 보다
내가 기쁠 때 너를 찾아가는 삶이 되리라.
저~ 소나무처럼 바위를 뚫고 우뚝 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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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별 박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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