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초대석] 공진선 지원장 "충청 지역민의 건강지킴이 더 안전한 의료문화 만들 것"

전국민 진료비 심사하고 의료 질 평가하는 기관... 공정·균형 핵심가치로 적정 진료 서비스 향상 도모
진료비 건별 심사 체계서 타당성 분석 기반으로 전환... 국민 보장성 확대 노력하고 일자리 등 가치창출 집중

박병주 기자

박병주 기자

  • 승인 2020-08-10 16:46
  • 수정 2021-05-05 22:35

신문게재 2020-08-1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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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 1만여 개에 달하는 요양 기관 등을 담당해 '지역 사령부'로 통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대전지원이 지난달 1일 공진선 신임 지원장을 맞았다.

본부에서 28년여간 근무하다 처음으로 지역사회 기관장을 경험하고 있는 공 지원장은 취임 후 의료현장 곳곳을 누비며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행보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그의 지론에 따른 것으로 의사 결정에 있어 최종 결재권자 의중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여성인력이 많은 조직 특성상 워라밸도 강조한다. '언니 리더십'으로 직원과 소통하며 복지는 물론 마음의 건강까지 살피는 등 행복한 직장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



이제 갓 대전을 경험하고 있는 신임 공 지원장은 공정하고 균형 잡힌 업무 수행과 항상 '역지사지(易地思之)' 마음으로 고객·직원들과 함께 걸어간다는 각오다.

시·도민 건강 지킴이로 대전과 인연을 맺게 된 공진선 지원장의 취임 소감과 향후 운영계획 등을 들어봤다.<편집자 주>



-취임 후 한 달이 지났는데 어떻게 보냈나

▲지난 7월 부임 즈음 대전지역은 코로나19 감염병 확산 추세였다. 또 장마철 태풍으로 충청권에 피해가 커서 걱정스러운 한 달을 보냈다. 감염병으로 국가적 재난에 맞서 애쓰고 계신 의료인들과 방역 당국의 수고에 감사드린다. 현장에 와서 직접 다녀보니 많은 분들이 고생하고 계시는 것을 체감했다. 심평원도 국민 건강 지킴이라는 기관 소임을 위해 애쓰고 있고 이런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는 건강보험 제도와 시스템이 있다는 게 자랑스럽다.

대전은 교통은 물론 주변 환경 등 근무여건은 좋은 편이다. 하지만 직원들은 업무량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많아 보인다. 업무 우선순위를 살펴 효율이 높아지도록 신경 쓰겠다.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도록 행복한 근무 여건을 만들어주는 게 책임자 역할이라 생각한다. 


-심평원이라는 기관이 생소한데 간단하게 소개한다면

▲심평원은 5000만 전 국민의 진료비를 심사하고 의료 질을 평가한다. 의료수가 등 가격 결정과 의료자원관리를 수행하며 건강보험제도를 운영하는 공공기관이다. 진료비는 연간 15억 건, 97조 원(2019년 기준) 규모로 매년 빅데이터가 구축 관리되고 있다.

심평원이 역할을 잘 수행해야 의료현장이 차질 없이 돌아가고 국민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진료를 받게 된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K방역을 든든하게 지원해오고 있다. 발생 초기부터 전국의료기관에 연결된 DUR·ITS 시스템을 활용해 해외입국자 등 감염정보를 실시간 제공하고 있고, 확진자 상태에 따라 병상을 배정하는 환자 이력관리시스템 구축, 음압격리 병상 등 중증환자 치료기관 병상 정보공유, 국민안심병원(300기관) 지정 등을 수행 중이다.

또한, 공적 마스크 중복구매 확인 시스템 구축으로 국민이 안전하게 구매토록 했고, 전 세계적 학계나 정부 대상으로 코로나19 환자 임상데이터 공개해 진단과 치료의 근거마련을 돕는 지원도 하고 있다. K방역은 전국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잘 관리되고 있는 건강보험제도가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공정하고 균형 잡힌 업무 수행과 행복한 직장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공정과 균형은 심평원의 핵심가치 중 하나다. 근거에 기반한 심사 평가를 수행하고 적정진료를 유도하며, 의료서비스 질 향상을 도모하는 전 과정을 공정하고 균형 있게 수행하기 위함이다.

지원은 심평원이 지향해야 할 가치의 실제 수행역할을 하고 있다. 심평원은 여성인력이 75%다. 의사·약사·간호사 등 의료전문인력이 66%를 차지한다. 20~30대 젊은 여직원들이 많아 직장과 육아를 병행하기 위해 근무여건을 특히 신경 써야 한다.

우리는 워라벨, 일(work)과 삶(life)의 균형, 개인의 업무와 사생활 간의 균형이 강조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30여 년 직장생활 한 입장에서 이런 트렌드가 낯설기도 하지만 복지가 좋아지니 더불어 좋다.

대전지원의 고객관리 슬로건이 '만족해-U'다. 고객이 만족해야 우리 직원들도 기분 좋게 일할 수 있으니 상생의 마음으로, 고객과 직원 모두 '최고로 만족해-U'가 되도록 귀 기울이고 개선해 나가도록 하겠다


-지원장으로 부담감이 있을 텐데 어떤 부분을 신경 쓰고 있나

▲동일 직급이지만 본원에서 부서장 역할과 지원의 기관장 역할은 마음가짐부터 다르다. 지원은 본원의 기획된 사업들이 의료현장에 잘 적용될 수 있도록 실질적 수행자로 역할을 한다. 본원의 다양한 사업들을 직접 수행하게 되니 업무종류도 많은 편이다. 수행 결과를 다시 피드백해 제도를 다듬어 나가게 된다. 야전부대 격인 작은 심평원이지만 역할은 결코 작지 않다.

대전지원은 아이디어가 많고 고객 지향적으로 업무를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올해 3월 진료비청구를 누락한 병원·약국의 '잠자는 진료비 찾아주기' 사업을 처음 시작해 5개월 동안 64개 기관에 15억 원을 찾아줬다. 예방심사 차원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성과는 지원 중에 늘 최고를 달린다. 직원들 노력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도록 애쓰겠다.

또 대전지원 4개 권역에 1만여 개 요양기관이 평생 동반자로 대전지원과 호흡을 같이 하고 있다.

지금보다 업무방식을 디지털 하게 전환하고 싶다. 종이방식 안내 또는 통보서는 가능한 한 온라인 방식으로 전환해 나가겠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ICT 기반 사회시스템으로 전환되는 경험을 하고 있다. 우리도 의료기관 안내서비스, 현지방문, 심사위원 방문심사, 회의참여 등 가능 영역은 비대면(Uncontact) 으로 전환해 이동시간 단축, 사회적 비용 절감 등 업무효율이 높아지도록 하겠다.



-본부에서의 노하우 대전에 접목할 수 있는 일들이 있다면

▲1992년에 입사해 올해 28년 차다. 그동안 전산심사개발, 상대가치연구, 분류체계, 포괄수가제도 등 정책사업 업무를 맡아 왔다. 이를 통해 학회대표, 의약 단체, 병원 경영진과 합의를 이끌어내야하는 과정을 경험했다. 지원장 역할 중 가장 큰 부분은 외부와 원활히 소통하면서 기관을 알리는 역할이다. 이전 경험을 살려 열심히 해보겠다.

대표업무인 진료비 심사업무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변화를 꾀하고 있다. 건별 심사체계에서 의학적 타당성과 분석기반 심사체계로 전환하고 있다. 실제 심사를 수행하는 지원 직원들의 업무 경험에 추가해 근거수집, 자료작성능력, 의견수렴과 합의 과정들의 역량이 향상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

지원근무 경험이 거의 없었기에 새로운 시각에서 업무 프로세스를 살펴보고자 한다. 통상 이루어지는 일에 대해 '다르게 생각해보기'는 관념, 관행을 깨고 변화 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지역 내 의료현장 애로와 동반자적 신뢰관계가 중요하다. 그동안 어떤 소통을 해왔나

▲대전지원은 대전과 세종, 충남·북 4개 권역을 담당한다. 지역 내 9989개 요양기관이 있고 의사회, 치과의사회, 한의사회, 약사회, 병원회, 요양병원회 등 의약 단체도 17개가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면서 단체장들이 몸담고 있는 현장을 직접 방문해 고충을 살펴보았다.

환자가 줄어 경영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컸다. 충남대, 충북대병원도 방문했는데 선별진료소 운영 등 국립병원으로서 지역사회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었다. 의료현장의 어려움을 실감했다.

심평원은 산·학·관 연계교육으로 일자리 창출을 위한 빅데이터 활용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는데, 대전·충청권에서 4개 대학교(충남대,충북대,순천향대,공주대)가 모범적으로 참여 중이다. 본원 빅데이터실과 협력해 지역 내 전문가 양성과 일자리 창출에 좋은 계기가 될 거라 믿는다.

지난주 요양병원협회 회장단과 간담회를 했는데 노인장기요양 이용자가 지속 늘어 치료가 요구되는 중증상태로 요양병원에 입원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목소리를 들었다. 코로나19로 면회객을 철저히 제한하니 폐렴 사망자는 급격히 줄었다고 한다. 인구변화로 고령자, 만성질환자가 급증하는 만큼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지역커뮤니티케어 연계가 필요해 보였다.



-건강보험 심사평가시스템 개선 등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현재 추진 중인 심사체계 개편과 적정성 평가체계의 혁신은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외국에서도 의료서비스를 양 중심의 보상(자원투입 보상)에서 의료 질에 따른 적정성 보상(가치기반 보상) 비중을 늘리고 있다.

지원은 이런 사업들을 실행시키고 결과를 도출하는 현장이다. 국민의 보장성이 확대될 수 있도록 심사평가 사업과 시스템들이 잘 연계되도록 노력 중이다.

또한 ICT 기반 심사평가 업무 효율화를 위해 최근 심사위원 업무포털 시스템을 오픈했다. 앞으로는 진료실에서 비대면 심사자문이 가능해져 신속하고 객관적인 심사결과 도출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보건의료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고객이 원하는 정보공개를 확대하고 빅데이터 전문가 양성 등 지역사회 일자리를 늘려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대전지원의 비전과 목표

▲심평원의 비전은 '건강하고 안전한 의료문화를 열어가는 국민의료평가기관'의 달성이다. 이에 부합하도록 대전지원도 국민과 요양기관 등 고객들의 참여와 협력을 통해 국민에게 안전한 진료환경을 조성하고, 요양기관은 적정진료를 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더불어 일자리 창출 등 지역사회에 대한 가치창출을 위해 노력하겠다.
대담=박태구 행정산업부장· 정리=박병주 기자· 사진=이성희 기자



●공진선 대전지원장은…

▲1965년생 ▲서울 출신 ▲연세대학교 간호학 학사 ▲경기대학교 공공정책학 석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료분류체계실장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포괄수가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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